포스텍 연구팀, 핵산 스스로 세포막 통과하는 '조절가능한 양친매성 핵산' 개발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 2026-08-20 09:04:57
연구팀, 핵산에 양친매성 조절해 세포 전달 특성 설계…'양친매성도' 지표 제안
포스텍 연구팀이 별도의 운반체 없이 핵산이 스스로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는 '조절가능한 양친매성 핵산(TuNA)'을 개발했다.
포스텍은 신소재공학과 오승수 교수, 유혜빈 박사, 에바 피에트라시악 박사 연구팀이 별도의 운반체 없이 핵산이 스스로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세포를 둘러싼 세포막은 기름 성분으로 이뤄져 있어 물에 잘 녹는 친수성 물질이 쉽게 통과하기 어렵다. 그런데 유전자 치료제로 활용되는 siRNA와 ASO 같은 핵산이 대표적인 친수성 물질이다. 아무리 좋은 치료제라도 세포막을 넘지 못하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그동안에는 바이러스나 지질 나노입자(LNP) 같은 운반체에 핵산을 담아 세포 안으로 전달했다. 그러나 운반체는 면역반응이나 독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제조 과정이 복잡한 것이 문제점이다.
세포 안으로 들어간 핵산이 소포체에 갇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팀은 핵산 자체가 세포막을 통과하도록 만드는 방법에 주목했다. 핵산 골격의 특정 부위인 포스포로티오에이트에 기름을 좋아하는 소수성 사슬을 선택적으로 붙여 물과 기름 모두에 친화적인 '조절가능한 양친매성 핵산(TuNA)'을 개발했다.
핵산 말단에 소수성 물질을 연결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이 기술은 핵산 골격이 원하는 위치에 다양한 길이의 소수성 알킬기를 도입할 수 있어 양친매성의 크기와 분포를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다.
'균형'이 핵심이었다. 연구팀은 약 90%의 높은 수율로 TuNA를 합성한 뒤 인공 지질막을 이용해 세포막과의 상호작용을 확인했다. 그 결과 소수성이 적절하면 핵산이 막을 스스로 통과했지만 지나치게 강하면 오히려 막에 달라붙어 이동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물과 기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성질의 균형이 세포막 투과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확인했다. 이 균형을 수치로 나타내는 '양친매성도'라는 지표도 제안했다.
연구팀은 실제 살아있는 세포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 TuNA는 15분 이내에 대부분 세포로 빠르게 들어갔고 핵산 길이에 따라 세포질이나 핵 주변 등 서로 다른 위치에 전달됐다.
특히 소포체에 갇히지 않고 필요한 위치까지 전달되는 것도 확인했다. 나아가 녹색 형광 단백질(GFP)을 만드는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siRNA에 TuNA 기술을 적용하자 별도의 운반체 없이 세포 안으로 전달된 siRNA가 표적 유전자의 발현까지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오승수 교수는 "핵산의 양친매성을 정밀하게 조절하면 세포투과성 펩타이드처럼 세포를 스스로 통과하는 '세포투과성 핵산'을 설계할 수 있다는 개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유혜빈 박사는 "핵산 길이와 양친매성을 조절해 세포질이나 핵 주변부 등 원하는 위치로 전달 특성을 설계할 수 있어 기능성 핵산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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