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단일 초음파 소자에 메타물질 결합한 초지향성 스피커 개발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 2026-07-24 09:05:04
음향 분야 넘어, 의료영상 등 다양한 분야로 파급될 핵심 기반 기술 기대
포스텍 연구팀이 특정 사람에게만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초지향성 스피커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텍은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문원규 교수, 김웅지 박사, 박사과정 오범석 씨 연구팀이 특정 사람에게만 말을 건넬 수 있는 스피커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빛'과 '소리'는 성질이 다르다. 손전등이나 레이저처럼 빛은 한 방향으로 곧게 뻗어 나가지만 소리는 사방으로 잘 퍼진다. '소리도 빛처럼 원하는 곳으로만 보낼 수 없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것이 '초지향성 스피커(MiPAL)'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초음파에 실어 보내면 원하는 공간에만 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한 대표 기술이 '파라메트릭 어레이 라우드스피커(PAL)'다. 서로 다른 초음파를 공기 중에서 상호 작용해 특정 방향으로 소리를 모으는 방식이다.
이러한 스피커는 일반 스피커에 비해 훨씬 좁은 범위에 소리를 모을 수 있지만 수십에서 수백 개의 초음파 부품을 정교하게 늘어놓고 하나하나 제어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단한 구조의 파라메트릭 어레이 라우드스피커가 개발됐지만 스피커 진동판이 떨리는 과정에서 원치 않는 진동까지 함께 발생해 소리가 사방으로 새어 나가는 문제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두 종류의 메타물질을 하나의 초음파 스피커에 결합하는 구조로 해결했다. 먼저 장치 앞쪽에는 '음향 메타표면'을 붙였다. 뒤쪽에는 '탄성 메타유닛'을 달았다. 이것은 '소리의 방음벽'에 가까운데 특정 주파수에서 생기는 불필요한 진동을 눌러 소리가 옆으로 새는 걸 막는다.
그 결과, 부품 하나로 500Hz부터 10kHz까지 4옥타브가 넘는 대역에서 원하는 방향으로만 소리를 보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비행기 좌석 상황을 가정한 실험도 진행했다. 옆 사람 눈치 보지 않고 각자에게 다른 안내 방송이나 음악을 들려줘야 하는 상황에서 실제 방송과 음악을 틀어놓고 방향별 소리 세기를 측정했는데 탄성 메타유닛을 붙이기 전과 후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메타물질 구조 자체가 3D 프린터로 찍어낼 수 있는 조립식 형태이기 때문에 만들기도, 활용하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비행기나 기차에서 옆 사람 방해 없이 각자 원하는 콘텐츠를 들을 수 있고 박물관이나 전시장에서도 특정 전시물 앞에 선 사람에게만 설명이 들리게 만들 수 있다.
노준석 교수는 "메타물질과 초음파 장치를 하나로 설계해 비용과 복잡성, 설계 자유도 한계를 동시에 풀었다"며 "그동안 음향·탄성 메타물질 연구는 원리를 검증하고 개념을 보여주는 데 그쳤지만 이번 연구는 실제 장치에 메타물질을 녹여내 실용화 가능성을 입증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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