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오세훈·이준석·한동훈…보수 통합 가능할까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10-08 17:44:52
韓, 대여 저격수 변신…차기 대권후보 적합도 선두권
'중수청' 소구력 있는 3인, 총선前 연대·통합 이뤄야
"복당·합당 걸림돌, 스타일 차이로 쉽지 않다" 관측
보수 정치권에서 3인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 개혁신당 이준석 전 대표다. 합리적 개혁 보수를 지향하며 이른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층)에 소구력이 있는 게 공통점이다. 강성 우파 지지층만 바라보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대척점에 있다.
3인은 보수 재건을 외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사태로 탄핵을 당하면서 보수 정치가 국민 신뢰를 잃었다는 게 이들의 인식이다. '절윤'(윤 전 대통령과 절연)과 쇄신이 당면 과제다. '윤 어게인 노선'을 고수하는 장동혁 지도부는 퇴진 대상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사퇴론을 잠재우며 버티고 있다. 임기(내년 2월)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 이때까진 각자도생이 불가피하다. 3인이 존재감과 영향력을 키우면 장 대표에 대한 압박이 강해진다. 보수 재건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셈이다. 한 의원과 오 시장이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건 강력한 무기다.
| ▲ 오세훈 서울시장(왼쪽 사진부터), 개혁신당 이준석 전 대표, 무소속 한동훈 의원. [뉴시스] |
코리아정보리서치가 8일 발표한 여론조사(천지일보 의뢰로 지난 5, 6일 전국 유권자 1003명 대상 실시, 응답률 4.3%)에 따르면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 18.1%, 한 의원 17.0%, 오 시장 13.1%로 나타났다. 3명이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안에서 선두 경쟁을 벌였다.
장 대표는 10.4%,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 7.7%,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 6.5%, 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 5.2%, 추미애 경기지사 4.2%로 집계됐다.
조원씨앤아이가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3~5일 전국 유권자 2000명 대상)에선 한 의원이 18.8%, 장 대표 14.9%, 김 대표 14.4%를 기록했다. 오 시장은 9.9%, 조 원장 7.7%, 민주당 송영길 의원 7.2%, 정 전 대표 7.2%, 김부겸 전 국무총리 4.2%, 이 전 대표 2.0% 등이었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5일 발표한 여론조사(2, 3일 전국 유권자 1004명 대상, 응답률 2.0%)에 따르면 보수 야권 차기 대통령감 선호도에서 한 의원 18.7%, 장 대표·오 시장 12.3%였다. 유승민 전 의원 8.2%, 이진숙 의원 6.2%, 이 전 대표 2.8% 등이었다.
한 의원은 부산 북갑 보선 승리로 국회에 입성한 뒤 대여 저격수로 변신해 뉴스 메이커로 떠올랐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를 이끈 신약 로비 관련 폭로전은 '한동훈 1인극'이었다. 그는 대여 전선을 계속 만들어 여권 전체와 싸우면서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군사분계선(MDL)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정부 대응을 문제 삼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그럴수록 민주당의 '한동훈 때리기'는 거세지고 있다.
친명계 김영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한 의원의 잇단 문제제기에 대해 "권력의 금단현상이 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지금 발을 동동 구르면서 그냥 혼자 뛰는 모습"이라며 "차분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정봉주 당대표 기획특보는 전날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한 의원을 검증할 전담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패륜정치·저질선동가 한 의원 퇴출에 앞장서겠다"고 썼다.
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 특보에 대해 "민주당은 하다하다 이런 전과자 정치깡패까지 키우느냐. 한심하다"고 맞받았다. 한 최고위원에 대해선 "그러시든가요"라고 했다.
최근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를 놓고 민주당이 때릴수록 한 의원 체급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치명타를 입히지 못하면서 인지도만 높여준다는 것이다. 민주당으로선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오 시장은 6·3 지방선거에서 사상 첫 5선에 성공하며 주가를 올렸다. 수도권 최대 현안인 부동산 문제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논쟁하며 보수 야권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시장은 전날 범야권 의원 모임인 수도권주거혁신포럼이 국회에서 주최한 서울 주택 공급 방안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전 대표는 포럼 공동대표다.
오 시장은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의원과 이 전 대표를 포함한 보수 통합 필요성에 대해 "모두 함께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보수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 의원에 대해 "잘 싸우고 있어 함께하면 전력이 몇 배로 늘어날 수 있는 보수의 자산"이라며 "그런 관점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대표 사퇴 후 정치적 공간이 쪼그라든 처지다. 이를 민생정치 강화로 극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수도권주거혁신포럼을 결성한 것도 그 일환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체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공공기관 물품 구매 시스템인 조달청 나라장터에서 5600억 원에 달하는 혈세 낭비 정황을 찾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강조한 보수 통합은 2028년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으로선 1순위 선결 과제다. 친한계 재선 의원은 "지금처럼 장동혁의 당권파와 비당권파, 강성과 온건 지지층이 분열해 대립하는 한 선거 승산이 없다"며 "반드시 보수 통합을 이뤄야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 시장이 절실한 화두를 띄웠으나 당내 반향이 거의 없다. '사법 리스크'로 인해 정치적 앞날이 불투명한 탓이다. 그는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신 내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받았다. 오는 23일 2심 결과가 나온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이 전날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윤 전 대통령과 명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두 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오 시장 측에선 1심의 유죄 판단이 뒤집힐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2심 재판부는 오 시장의 2심 선고도 같이 담당한다. 하지만 오 시장 측은 "재판이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아 예단하기 어렵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치권 안팎에선 오 시장 운명을 가를 23일이 보수 재건과 통합 논의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 시장이 무죄를 받으면 연대와 통합을 모색하는 행보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를 구심점으로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준비하는 개혁보수와 중도 진영의 이합집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의원과 이 전 대표에게도 정치 활동을 제약하는 걸림돌이 있다. 한 의원은 국민의힘 복당 문제를 풀어야한다. 이 전 대표에겐 개혁신당과 국민의힘 합당이 숙제다. 둘 다 이해관계가 복잡해 해법 마련이 여의치 않다. 한 의원과 앙숙이자 차기 경쟁자인 장 대표가 당권을 쥐고 있는 한 복당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이 전 대표는 장 대표 노선을 배척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총선을 위해선 외연 확장이 필수적이고 3인이 주도해 보수 통합을 이루는 게 최선"이라며 "하지만 썩 희망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3인이 지닌 문제 뿐 아니라 정치 스타일의 차이와 개인적 호불호가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며 "이 전 대표가 한 의원보다 장 대표와 손잡을 개연성이 더 크다"고 전했다. 그만큼 이 전 대표와 한 의원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기다.
한 의원 복당이 안되면 신당을 창당하는 시나리오가 일각에서 거론된다. 친한계 핵심 의원은 "국민의힘이 장동혁 당인가"라며 "신당 창당은 선택지에 없다"고 잘라말했다.
코리아정보리서치와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꽃의 조사는 모두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원씨앤아이와 여론조사꽃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각각 ±2.2%,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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