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뺄셈정치'로 고립되는 장동혁…한동훈은 반사이익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7-02 16:32:21
김용태 "張, 젊은 의원만 콕집어 징계 거론..강약약강"
NBS 국힘 지지율 20%, 5%p↓…張 버티기 명분 무색
韓, 의원들에 스며들며 입지 넓혀…차별성·존재감 부각
6·3 지방선거가 끝난 지 한달이 지났다. 표심은 국민의힘에게 옐로 카드를 꺼냈다. "이대론 안된다"는 경고였다. 하지만 선거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 당 대표는 여전히 장동혁이다. '윤 어게인' 노선도 그대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 선택을 받았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마찬가지다. 장 대표를 반대하고 보수 재건을 외쳤기 때문이다. 장 대표가 버티는 건 민심 역행이다. 한술 더 떠 징계를 시사한 건 적반하장이다.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하는데 되레 협박하고 나섰다.
그간 윤리위를 통한 징계는 정적 제거가 목적이었다. 한 의원과 친한계가 타깃이다. 계파갈등을 부채질하는 '뺄셈 정치'다. 잘못된 조치라는 법원 판결도 나왔다. 장 대표는 그러나 개의치 않고 또 무리수를 두려한다. 그런 만큼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의 거취 못지 않게 징계에 대해서도 부정적 여론이 지배적이다.
윤리위(위원장 윤민우)는 오는 6일 전체회의를 열어 징계 절차 착수를 검토한다. 대상은 한 의원의 부산 북갑 선거 운동을 돕거나 장 대표 사퇴를 주장한 의원들이다. 장 대표의 '징계 정치' 재개를 놓고 친한계·소장파와 당권파는 연일 치고받고 있다.
소장파 김용태 의원은 2일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에 나와 장 대표의 징계 카드에 대해 "조급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저격했다.
장 대표는 지난달 26일 매일신문 유튜브에서 "대표를 공격하는 것부터 바로잡는 게 기강 확립"이라며 징계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김용태(36), 김재섭(39), 우재준(38) 의원을 지목했다. 국민의힘 의원 중 가장 어린 30대 3명이다.
김용태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많은 의원들, 특히 중진들도 장 대표 사퇴에 대한 이야기에 힘을 실었다"며 "그런데 굳이 가장 젊은 3명 의원을 순서대로 꼽았다는 것 자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장 대표가 3명을 콕 집어 실명을 언급하는 건 '강약약강'이라고 해야 할까, 좀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반장동혁 진영은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김재섭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당 대표의 사냥개 노릇을 하는 방식의 윤리위는 의미 없다"며 "징계 사유가 된다면 징계하시라"고 쏘아붙였다.
투톱인 정점식 원내대표도 징계 정치에 거부감을 표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에 대한 징계 절차는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리위가 징계 칼날을 함부로 휘두르지 않도록 제동을 건 것으로 읽힌다.
지도부에서도 신중론이 나왔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그것(징계)이 불러올 분란과 정치적 표현의 자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 밖에선 원성이 자자하다. 김영삼대통령 기념재단 김현철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SNS를 통해 "사람이 짐승과 유일하게 다른 점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부끄러워할 줄 안다'는 것"이라며 "장 대표는 사퇴해야 마땅하다. 추한 모습으로 버티는 건 결코 사람의 모습이 아니다"고 직격했다.
조갑제 조갑제TV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장 대표가 민주당이 두려워하는 국민의힘 의원들만 골라 저격하려 한다"며 "민주당의 전략자산"이라고 썼다.
장 대표 퇴진 서명운동 참여자는 1만 명을 넘었다. 온라인 참여자는 9000명, 오프라인 참여자는 1000명가량으로 알려졌다.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장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그는 버티기 명분으로 지지율 상승을 내세웠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지난달 29일~1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나타났다. 직전(3주 전) 조사와 비교해 5%포인트(p)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42%로, 직전 조사 대비 1%p 올랐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진격'의 장 대표와 달리 한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특히 옛 친윤계에게 스며들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들이 주축이 된 연구 모임에 잇따라 가입하며 영향력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 '배신자' 낙인, '포비아'를 지우려는 행보로 비친다.
장 대표가 무리수를 고집할수록 한 의원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 대응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새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당내 공감대가 커질 수 있어서다. 자연스럽게 한 의원의 차별성과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복당 명분이 강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2028년 총선을 치르기 위해선 유력한 잠룡이 당을 이끌어야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 의원은 차기 대권 주자로서 자리매김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리서치뷰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난달 28~30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한 의원은 '차기 대권 적합도'에서 15.0%를 기록했다. 오 시장은 13.9%, 장 대표 13.5%, 김민석 전 국무총리 13.3%였다. 이어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 8.6%, 청와대 강훈식 비서실장 6.6% 등으로 집계됐다.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여론조사(시사인 의뢰로 지난달 9, 10일 전국 유권자 2000명 대상)에선 차기 보수 리더에 대한 질문에 한 의원과 오 시장이 각각 23%, 18%의 선택을 받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 안철수 의원은 4%로 동률이었다. 장 대표와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3%에 그쳤다.
NBS는 전화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20.0%다. 리서치뷰 조사는 ARS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은 5.0%다. 한국리서치 조사는 카카오톡 URL을 활용한 웹조사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응답률은 10.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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