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연임 도전 좌우할 6·3 선거 승부처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5-07 16:48:35
영남권 광역단체 선거도 관건…대구 건지면 반사이익
1승 이하면 내상 심해…조작기소 특검법 책임론 예상
공천갈등 극심 전북지사 선거 주목…김관영 무소속 출마
전국 광역단체장 16명과 국회의원 14명을 뽑는 지방선거와 재보선이 내달 3일 동시 실시된다. 30개 선거구 중 가장 흥미로운 곳은 부산 북갑이다. 여야 거물급 3명의 정치 생명이 걸려 있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당한 한동훈 전 대표는 북갑 보선에 무소속으로 출전해 정치적 재기를 노린다. 성공하면 차기 대권 도전의 날개를 달지만 패하면 나락이다. 한 전 대표 라이벌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그 반대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하정우 후보가 이기면 전리품을 톡톡히 챙길 수 있다.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후보로 차출한 건 정 대표 공이 팔할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테클을 걸었으나 돌파했다.
북갑은 부산 18개 지역구 중 민주당이 유일하게 지킨 곳이다. 영남 교두보를 수성한 상징적 의미는 크다.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연임을 노리는 그에겐 꼭 필요한 훈장이다. 거꾸로 패하면 책임이 고스란히 돌아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북갑이 최대 승부처인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7일 "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사실상 '명픽'(이재명 대통령 선택)이라 부산시장 선거보다 북갑 선거의 승패가 정 대표에겐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 대표로선 당의 박민석 후보가 안된다면 차라리 하 후보가 승리하길 바라는 심정일 것"이라고 짚었다.
정 대표는 실제로 북갑 선거를 유난히 챙기는 것으로 비친다. 그러다 보니 자책점도 나오고 견제구도 날아든다. '오빠 논란'이 불거진 장소도 지난 3일 하 후보 지원 유세 현장이었다. 정 대표, 하 후보 둘 다 "아이와 부모님께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여야했다.
인천 연수갑 보선 후보인 송영길 전 대표는 지난 5일 SBS라디오에서 정 대표를 겨냥해 "후보를 띄워주기 위해 가는 건데 자기가 주인공이 돼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했다. 겉으론 선거 지원을 내세우지만 속으론 전대 출마를 준비하는 정 대표의 잦은 지방행을 지적한 것으로 읽힌다. 송 전 대표도 8월 전대 출마가 유력시된다.
북갑 못지 않게 비중 있는 건 대구시장 선거다. '보수 심장' 대구에서 국민의힘이 패하는 건 장 대표에게 치명적인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 반사이익은 민주당과 정 대표에게 돌아가게 된다. 특히 김부겸 전 총리를 후보로 영입하는데 삼고초려한 정 대표는 지지층에게 점수를 딸 것으로 보인다.
부산·울산시장과 경남지사 선거 결과도 정 대표 평가와 맞물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험지인 영남권에서 성적이 좋으면 당대표 인기가 올라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영남권 광역단체장 5개 선거에서 울산 또는 경남 중 1, 2곳을 차지하는 것에 그치면 정 대표는 적잖은 내상을 입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민의힘이 불리한 판세를 뒤집은 건 보수표 결집 덕분이고 그 배경엔 '조작기소 특검법'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부겸 후보 등 영남권 출마자들은 지난달 30일 특검법 발의 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자 아우성을 쳤다. 당 지도부를 향해 "막판 보수 결집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해선 안된다"며 속도조절을 호소했다. 하지만 지도부는 특검법이 선거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안이한 태도를 보였다. 국회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위 간사인 박성준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시민 10명 중 8, 9명은 '공소 취소' 뜻을 모른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5월 내 특검법 국회 처리를 공언했다. 강경파가 국면을 분위기를 주도했고 정 대표도 묵인했다. 선명성을 선호하는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역풍이 거셌다. 우상호 강원지사 후보도 전날 YTN라디오에서 "중요한 선거 시기에 굳이 특검법을 발의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우 후보가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에게 제법 앞섰는데,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게 최근 여론조사 결과다.
민주당이 '선거 후 처리' 쪽으로 방침을 선회한 건 이 대통령이 나섰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대여 공세 호재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이 대통령을 '범죄자'로 지칭하며 특검법 원천 무효를 압박했다. "특검법 발의는 전략적 미스"라는 게 대체적인 당내 시각이다.
전북지사 선거는 공천 갈등이 심각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민주당 경선에서 유리하던 김관영 전북지사가 '대리비 살포' 논란으로 제명됐으나 이원택 후보는 '식사비 대납' 의혹에도 경선을 치러 승리했다. 이 후보와 맞붙었던 안호영 의원은 경선 과정에 항의하며 단식농성을 벌이다 병원에 실려갔다. 이 후보는 친청계, 안 의원은 친명계로 분류된다.
김 지사는 이날 불공정 공천을 주장하며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그는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청래가 죽인 김관영, 도민이 살려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가 이기면 정 대표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정 대표는 전날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그 어느 때보다 공천이 투명하고 공정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자화자찬이라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온다. 전북지사 선거 결과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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