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소송 같은달 선고공판, '민-형사 판결 엇갈려' 논란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 2026-08-14 09:31:38

"민사법원은 주의의무 위반 인정, 형사법원은 주의의무 위반 불인정"
"촉발지진은 인정하면서 책임자는 전원 무죄…법원 판단의 논리적 모순"

2017년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촉발지진의 법적 책임을 둘러싸고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의 판결이 엇갈리면서 지역사회의 반발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 포항지진 관련 판결 비교.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제공]

 

14일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23일 대구지법 포항지원에서 선고된 촉발지진 형사소송 판결과 같은 달 서울중앙지법에서 선고된 민사소송 판결이 정면 배치되는 결과가 발생했다.

 

포항지원 형사1부는 지난 7월 23일 선고공판에서 2017년 발생한 포항지진을 촉발지진으로는 인정하지만 피고인들이 당시 지진 발생을 예견하거나 방지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지진 발생과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이에 앞서 같은 달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2부는 지열발전 사업수행자보다 상대적으로 간접적 위치에 있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관리·감독기관의 주의의무 위반과 포항지진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선고한 판결이 뒤늦게 확인됐다.

 

▲ 2017년 포항지진 발생당시 지진피해 이재민을 위해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 설치됐던 임시 숙소용 텐트. [장영태 기자]
▲ 2017년 포항지진 발생당시 지진피해 이재민을 위해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 설치됐던 임시 숙소용 텐트. [장영태 기자]

 

이에 따라 포항지진범대본은 "민사와 형사의 증명 정도가 다르다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위험정보를 보고받은 관리감독기관에는 '예견가능성이 있었다'며 유죄를 선고한 반면, 위험작업을 직접 수행·분석·보고한 전문가 피고인들에게는 '예견가능성이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범대본은 "향후 항소심에서 포항지원 판결의 예견가능성·주의의무·상당인과관계 판단을 면밀히 재검토하고 서울중앙지법 민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 및 관련 형사기록과의 대조를 통해 형사법원의 사실오인과 법리적 판단에 문제가 있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성은 범대본 의장은 "이번 판결이 국민과 사회정의를 위해 존재하는 대한민국 사법부에 '인공지진으로 인한 50만 포항시민 희생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는 또 하나의 질문을 남겼다"고 밝혔다.

 

모 의장은 "인공지진이라는 희대의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항소심을 통해 형사법원의 법리적 오류를 철저히 바로잡고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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