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가시광선으로 상온 물에서 고결정성 금속 유기 골격체 합성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 2026-10-12 09:33:24

불 대신 빛, 유기용매 대신 물로 기체 빨아들이는 '분자 스펀지' 만들어
연구팀 "빛으로 원료 공급 조절, 상온 물에서도 기능성 결정 합성 보여줘"

포스텍 연구팀이 빛과 물을 이용해 상온·상압에서 기체를 저장·분리하는 다공성 소재를 만드는 새로운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

 

▲ 포스텍 화학과 서대하 교수(왼쪽부터), 조준형 박사, 안용덕 박사후연구원, 박사과정 정승현 씨, DGIST 화학물리학과 정낙천 교수. [포스텍 제공]

 

포스텍은 화학과 서대하 교수, 조준형 박사, 안용덕 박사후연구원, 박사과정 정승현 씨 연구팀이 DGIST(대구과학기술원) 화학물리학과 정낙천 교수 연구팀과 함께 가시광선을 이용해 상온·상압의 물에서 구조가 반듯한 금속 유기 골격체(MOF)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금속 유기 골격체(MOF)는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가 레고 블록처럼 규칙적으로 맞물린 소재다. 눈에 보이지 않는 구멍이 촘촘해 스펀지처럼 분자를 빨아들인다.

 

구멍에 기체를 담거나 원하는 분자만 골라 붙잡을 수 있어 기체 저장·분리, 촉매 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나 제 기능을 하려면 뼈대가 반듯하게 줄지어 선 결정이 필요한데 기존 합성법은 높은 온도나 진한 원료, 유기용매를 요구했다.

 

연구팀은 용액 전체가 아니라 '결정이 자라는 나노 공간'에만 필요한 조건을 모아주는 방식으로 발상을 바꿨다.

 

열쇠는 산화구리 나노입자다. 이 입자는 빛을 받으면 구리 이온을 내놓는데 이 이온이 주변 유기 분자와 만나 입자 표면에 얇은 껍질을 만든다. 껍질은 안팎의 물질 이동을 막는 울타리가 되고 안에 구리 이온이 계속 채워지며 결정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된다.

 

입자는 원료를 대고 껍질은 작업장을 마련하는 이른바 '자가 조립 나노반응기'다. 연구팀은 입자 모양, 빛의 세기, 용액을 젓는 조건을 바꾼 실험과 계산으로 이 해석을 뒷받침했다.

 

그 결과 약 25℃의 물에서 가열 없이 구리 기반 MOF인 'HKUST-1'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완성된 소재는 규칙적인 결정 구조와 미세한 구멍을 갖췄다. 껍질이 생긴 뒤 빛을 약하게 하자 속이 빈 구조도 나타났다. 빛으로 소재의 모양까지 조절할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이번 연구는 결정이 자라는 작은 공간을 설계해 합성 조건을 조절하는 새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방식이 발전하면 고온 합성에 드는 에너지를 줄여 친환경 합성이 가능하고 열에 약한 물질을 다공성 소재와 결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대하 교수는 "빛으로 원료 공급을 조절하고 반응 중 스스로 만들어지는 공간을 활용해 상온의 물에서도 기능성 결정을 합성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제1저자인 포스텍 화학과 안용덕 박사후연구원(현 경상대 화학교육과 조교수)은 "적용 가능한 소재의 범위를 넓혀 온화한 조건에서 원하는 구조와 기능을 갖춘 소재를 만드는 방법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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