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이대수 교수 공동연구팀, 원자층 '그라데이션' 설계 원리 규명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 2026-10-02 10:04:37

'같은 원자, 다른 순서로 재료의 한계를 넘다'…연구성과, 사이언스誌 게재
차세대 전자소자와 반도체 절연막, 열 센서 개발 위한 원천기술로 활용 기대

포스텍(포항공대) 연구팀이 원자를 쌓는 순서만 바꿔 기존 소재에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소재 설계법을 개발했다.

 

▲ 포스텍 물리학과 이대수 교수(왼쪽 사진), 포스텍 물리학과 통합과정 김상현 씨. [포스텍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포스텍은 이대수·이길호·최시영 교수, 물리학과 통합과정 김상현 씨와 숭실대학교 박세영 교수 공동연구팀이 원자층의 조성 배열을 정밀하게 설계해 금속과 초박막 절연재료에 새로운 기능을 구현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지에 게재됐다.

 

소재에 새로운 기능을 더하기 위해 기존에는 새로운 원소를 섞거나 원소의 비율을 바꾸는 방법이 활용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재료가 원래 갖고 있던 기능이 달라지거나 사라질 수 있어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금속은 전기가 잘 흐르는 성질을 유지하면서 원자들이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 배열되는 '극성'을 함께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초박막 절연재료 역시 얇아질수록 전기가 쉽게 새어 나가 얇은 두께와 높은 절연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결정 구조에서 특정 자리에 있는 원자의 비율을 층마다 조금씩 변화시키며 쌓는 '선택적 원자 기울기' 설계 전략으로 전자적 물성을 유지하면서 극성을 더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색이 서서히 달라지는 그라데이션처럼 두께 방향으로 원자의 비율에 차이를 주자 원자들이 한쪽 방향으로 미세하게 치우치면서 재료 내부에 극성이 형성됐다. 원자층의 배열 순서를 뒤집자 극성의 방향도 반대로 바뀌었으며 같은 종류와 양의 원자를 균일하게 섞은 재료에서는 이러한 방향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먼저 이 설계법을 금속 박막에 적용한 결과, 전기가 잘 흐르는 기존 성질을 유지하면서 전류를 한 방향으로 흘릴 때와 반대 방향으로 흘릴 때 저항이 다르게 나타났다. 원자층의 배열 순서를 바꾸면 저항 차이의 방향도 반전돼 제작 단계에서 재료의 전기적 방향성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5.1nm 두께의 초박막 절연체에 적용하자 누설전류가 다른 박막 대비 1000∼1만 배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도 변화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성능은 비슷한 두께의 다른 박막보다 약 100배 높았다. 마찬가지로 원자층 배열 순서를 뒤집으면 전기 신호 방향도 반전됐다.

 

이번 성과는 전류 방향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는 전자소자, 누설전류를 줄인 차세대 반도체용 초박막 절연막, 온도 변화를 감지하는 적외선·열 센서 등의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 이대수 교수는 "6년에 걸친 연구로 새로운 원소를 더하지 않고도 원자를 쌓는 순서만 바꿔 재료의 원래 장점은 살리면서 새로운 기능을 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이 방법을 자성체와 초전도체 등 더 다양한 물질로 확장하고 초박막 절연막과 열 센서 등 실제 소자로 구현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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