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름범벅 '폐컴프레서' 고철 둔갑 유통…함안CRC "자원순환제품"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 2025-09-25 13:45:35

가전제품 대기업 자회사 재활용시설 위탁처리업체 불법 현장

전국 최대 규모의 자원재활용시설인 경남 함안 CRC(칠서리사이클링센터)가 기름이 묻은 '폐컴프레서'(일명 폐콤프레샤)를 폐기물 처리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고 외부에 반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본보 2025년 9월 18일자 '[단독] 폐컴프레서 고철 둔갑 유통')

 

특히 해당 센터를 운영하는 가전제품 대기업은 수탁계약 처리업체가 고철인 것처럼 마구 시중에 유통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비호하며 사건 덮기에 급급, 그 배경에 강한 의문을 낳고 있다.

 

▲ 양산시 북정동 고철업체에 보관돼 있는 다량의 폐컴프레서. 우측 하단 빨간 네모 안 사진은 폐컴프레서를 분해하자 내부에 기름이 흥건히 남아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이 같은 상황이 드러났는데도, 함안 CRC 측은 재활용업체와 계약을 통해 정상적으로 반출했다는 억지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CRC 측은 공동 취재에 나선 언론사의 서신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폐콤프레서는 폐기물이 아닌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순환지정제품'이라는 것을 환경부를 통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환경부나 낙동강환경유역청은 이러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나아가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주무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름 묻은 폐컴프레서는 (일반폐기물도 아닌) 지정폐기물"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지정폐기물은 환경에 유해한 성분이 포함된 폐기물로, 일반 폐기물보다 엄격하게 관리되고 처리 절차 또한 까다롭다. 이를 위반하면 처리업체는 물론 위탁 업체 또한 함께 처벌받는다.

특히 함안 CRC 측은 양산 D업체에서 기름이 묻은 폐컴프레서를 대량 보관하다가 적발된 것과 관련해 배출 경위 파악에 나선 양산시에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의 2005년 공문을 보냈으나, 환경부의 유권해석을 담은 이 공문 역시 '기름성분 5% 이상 함유하면 지정폐기물, 분리세척 통해 5% 미만 함유하면 사업장 일반폐기물'이라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이미 20년 전에 이 같은 사실을 명확히 알고도, 사안을 얼버무리려 했다는 비난을 자초한 셈이다.

제보자인 부산지역 재활용업계 전문가는 "폐컴프레서에서 흘러나오는 다량의 폐오일이 토양과 수질을 크게 오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리사이클센터(RC)가 이 같은 짓을 수십년 째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환경부 차원의 실태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폐컴프레서에는 알루미늄, 폐전선, 폐오일, 실리콘, 폐플라스틱, 중량고철, 경량고철, 폐비닐, 폐자석, 아연, 타르, 유리섬유, 신주 등 13개 종류의 혼합폐기물이 들어있다. 이 중 7개 종류에 들어 있는 이물질 함유 비율은 △알루미늄 3∼7% △폐오일 2∼4% △중량고철 20∼35% △경량고철 20∼25% △폐자석 2∼5% △아연 2∼3.35% △타르 1∼3% 등이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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