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에 청약시장 양극화…소형·수도권 쏠리고 지방은 미달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10-15 16:58:27
서울 청약 10건 중 8건이 소형…'고자산가'는 대형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지역별·면적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청약에서는 서울·수도권 경쟁률이 수백대 일에 달하지만 지방은 한 자릿수 경쟁률이거나 미달 단지가 늘고 있다. 분양가 부담이 커지면서 올해 1~9월 서울 청약 접수의 79.8%가 전용 60㎡ 이하 소형 주택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입지와 분양가, 면적별 가격 대비 가치에 따라 청약 수요가 선별적으로 몰리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파트 청약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주요 공공분양 단지에는 수백 대 일에서 일천 대 일에 달하는 청약 통장이 몰리는 반면, 지방에선 한 자릿수 경쟁률에 머물거나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에 수도권 분양가 급등이 겹치면서 '면적별 청약 양극화'까지 더해지며 청약 시장 지형도가 요동치고 있다.
| ▲ 서울 강남 아파트. [이상훈 선임기자] |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과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분석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654만 원으로 전년 동기(2171만 원) 대비 22.2% 급등했다. 분양가 부담이 가중되면서 청약자들의 평형 선택에도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서울의 소형 면적(전용 60㎡ 이하) 쏠림이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이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서울 전체 청약 접수 건수(14만5736건) 중 79.8%(11만6305건)를 전용 60㎡ 이하가 차지했다.
청약 비중은 지난해(60.6%)보다 19.2%p 증가했다. 청약자 10명 중 8명이 소형을 선택한 셈이다.
서울 전용 60㎡ 이하 소형 분양가는 3.3㎡당 5818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하락하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총분양가 부담이 적은 소형이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서도 소형 평형의 청약 비중은 21.0%에서 33.6%로 크게 늘었다.
반면 '국민평형(전용 60~85㎡)'의 인기는 다소 떨어졌다. 청약 접수 비중이 지난해 35.5%(9만8088건)에서 올해 11.5%(1만6799건)로 23.9%p 급감했다. 이 평형의 분양가가 3.3㎡당 4648만 원에서 5761만 원으로 23.9%나 폭등하면서, 자금 부담이 한계치에 달한 탓으로 보인다.
실수요자가 '국평'을 포기하고 소형으로 하향 지원하는 동안, 자금력을 갖춘 수요층은 희소성과 고급화를 갖춘 대형(전용 85㎡ 초과)에 집중되는 이중화 현상도 확인됐다.
서울의 전용 85㎡ 초과 분양가는 3.3㎡당 3987만 원에서 6946만 원으로 74.2% 폭등했음에도 청약 비중은 3.9%에서 8.7%로 상승했다. 특히 인천은 대형 분양가가 88.3% 인상됐으나, 랜드마크 단지의 고급화와 추첨제 비중 확대 영향으로 대형 청약 건수가 지난해 2422건에서 올해 1만1810건으로 약 4.9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사비 인상 등으로 총분양가 부담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는 소형으로 줄여 가고, 고자산가는 희소성 높은 대형으로 몰리는 양극화 흐름이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입지·평형·가격 따른 '청약 양극화' 심화
평형별 양극화와 함께 지역·입지별 격차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올해 1~9월(9월 18일 모집공고 기준) 청약 시장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63.1대 1을 기록했다. 서울은 전국 일반공급 물량의 2.8%에 불과했지만 전체 청약 접수 건수의 31.9%가 쏠렸다.
단지별로 보면 서초구 '아크로 서초'가 17억 원 상당의 시세차익 기대감에 1099대 1이라는 서울 민간분양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3기 신도시 등 공공분양(평균 19.0대 1)에도 대거 몰렸다.
반면 지방 청약 시장은 여전히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제주(0.2대 1), 강원(0.5대 1), 부산(0.6대 1), 울산(0.8대 1) 등 대다수 지역에서 미달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고분양가, 대출 규제, 고금리가 겹친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한층 정교해졌다고 진단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전월세 불안 속에 주거 안정이 걸려 있어 한 번의 청약 기회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민영 직방 매니저도 "향후 분양 물량이 풀리더라도 입지, 분양가 경쟁률, 평형별 가성비에 따라 수요가 엄격히 선별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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