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치킨값'은 오르지 않았다는데…결제금액은 왜 늘었나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6-10-06 16:15:15

육계값 떨어져도 치킨값은 그대로
치킨업계 "육계 가격이외에 다른 요인 상승" 호소
'이중가격제'에 배달비 더하면 한 마리 3만원 시대
소비자 신뢰회복 위해 투명한 정보 공개해야

배달앱을 열면 메뉴판 숫자보다 계산할 항목부터 눈에 들어온다. 기본 제공이던 콜라와 소스를 챙기고 배달비까지 더하면 결제 금액은 순식간에 훌쩍 뛴다. 용케 할인 쿠폰이라도 얻으면 '운수 좋은 날'이다. 요즘 치킨 주문 풍경이다.

 

2026년, 치킨 한 마리의 적정 가격은 얼마일까. 소비자들이 궁금한 건 메뉴판 숫자가 아니다. 예전과 같은 구성으로 치킨 한 마리를 먹는 데 실질적으로 얼마가 드느냐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치킨 가격을 지적한 기사를 X(옛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치킨값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최근 치킨용 육계 시세가 40% 가까이 떨어졌음에도 치킨 가격은 미동도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생계유통 대(1.6kg 이상) 규격 월평균 가격은 지난 4월 kg당 2677원에서 7월 1841원으로 30%가량 하락한 뒤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프랜차이즈의 치킨 한 마리 권장가는 2만 원 안팎. 사이드 메뉴와 배달비를 더하면 금세 3만 원에 육박한다. 소비자들이 "원자재값이 내려갔으니 치킨값도 내려라"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반면 업계는 생닭 외에 원부자재와 인건비, 임대료 등이 올랐다며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3대 프랜차이즈(BBQ·bhc·교촌) 모두 2023~2024년 이후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홍보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건 본사의 '권장가'가 아닌 '결제 금액'이다. 실제로 지난해 교촌의 일부 매장은 배달앱 내 허니콤보 가격을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기습 인상했다. 여기에 무상 제공되던 치킨무, 콜라, 소스까지 유료로 전환되면서 똑같은 구성으로 먹으려면 2000원 이상을 더 내야 한다. '가격 동결'이라는 업계의 설명이 소비자에게 눈속임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프랜차이즈가 수시로 뿌리는 5000원 이상 할인 쿠폰도 찜찜한 느낌을 남긴다. 정가를 내리면 다시 올리기 어려우니, 착시효과를 내는 일시적 쿠폰 행사로 소비자 불만을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불신은 결국 중량 문제로까지 번졌다. '슈링크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지난 7월 '치킨 중량표시제'가 도입됐지만 현장에선 유명무실하다. 최근 소비자단체협의회 발표에 따르면 주요 5개 브랜드(교촌, BHC, BBQ, 굽네치킨, 처갓집 양념치킨) 제품 대다수가 표시 중량과 실제 중량 간 차이가 컸다. 특히 교촌 후라이드 한 마리는 실제 중량이 표시 중량보다 무려 30.5%나 적어 차이가 가장 심했다. 

 

치킨업계가 잃어버린 신뢰를 찾으려면 닭고기 시세 변화에 따른 가격 연동 기준을 마련하고, 원부자재 부담과 서비스 구성 품목을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 평소대로 주문했는데 영수증은 자꾸만 비대해지고 상자 속 닭은 작아진다면, 치킨은 머지않아 국민 간식이라는 왕좌에서 내려오게 될 것이다. 

 

▲ 유태영 산업부 기자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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