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준석 "'엄중 낙연' 이미지 안바꾸면 함께 못해"

송창섭

realsong@kpinews.kr | 2024-01-11 16:32:50

"이낙연, 문재인 정부 실책 평가와 입장 전환 필요"
"양향자와 간극이 '청계천'이라면 이낙연은 '한강'"
"재미있는 정치 문화 만들고픈 세력과의 연대 OK"
"與 대다수 영남권 의원들, 내게 연락…신당에 관심"

"'엄숙주의'를 걷어내고 재미있는 정치 문화를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선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은 11일 총선을 앞두고 중요 변수인 정치세력 간 연대의 기준으로 '재미있는 정치 문화'를 제시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낙연 전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서도 같은 잣대를 적용했다. 이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엄중 낙연'이라는 본인의 이미지를 바꾸지 않고는 우리와 함께 하기 힘들다"고 못박았다.

 

▲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11일 서울 마포구 한 사무실에서 정치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ㅡ당원수가 4만 명을 돌파했는데 특징이 있나.

 

"정확히 4만7000명을 넘어섰다. 통계를 뽑아보니 '종(鐘)' 모양이더라. 보수정당이면 60대 이상이, 진보정당이면 4050세대가 많아야 하는데, 우리는 40대가 중간에 있다. 기술적으로 온라인 당원 모집을 최우선으로 하다 보니 고령층이 덜 들어온 측면도 있지만, 어찌됐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분포도다. 30대, 40대가 주력이다. 이 세대는 정책에 민감하다. 경제활동도 활발하고 정책적 판단이 자신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3040세대가 지지하는 정당이라는 게 겉으로는 역동적으로 보이겠지만 가장 두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ㅡ이번 총선 승부처가 30대라는 뜻인가.

 

"맞다. 3040세대처럼 경제 활동을 하면서 아이도 키우고 집도 사는, 어찌 보면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은 단순히 응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낸다. 그런데 정치권 어디에다 말해도 반영이 안 되니 온라인으로 우리 당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온라인 게시판을 만든 지 고작 1주일 됐는데 토론게시판에 1300여 개, 자유게시판에는 8949개 글이 올라왔다. 자유게시판 글은 모두 의견이다. 다른 정당처럼 누구 욕하고 어디에서 글을 퍼 와서 올리는 수준이 아니다."

 

▲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앞줄 오른쪽부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양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ㅡ이 전 대표는 DJ로부터 정치를 배웠으니 기존 정치 문법에 익숙한 정치인 아닐까.

 

"그걸 포기하고 신나는 걸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고 싶다. '나 이낙연은 지금의 '엄중 낙연' 이미지만 갖고는 안 된다'는 생각을 본인 스스로 해야 한다. 활동하는 정치인 중에서는 나 이준석이 미친 소리는 많이 하지만 새로운 것 역시 많이 하니 그것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본인 기득권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ㅡ연대냐 통합이냐를 놓고 정가에서 설왕설래가 많은데.

 

"모든 것은 이 전 대표가 어떤 문법을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이 전 대표가 '엄중 낙연'이라는 소리를 들은 것은 앞서 말한 기존 정치 문법을 버리지 못해 그런 것 아닐까. 이 전 대표는 '엄중 낙연'이 자신의 무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게 가장 큰 도전일 것이다."

 

ㅡ'비례는 각자, 지역은 연대'라는 복안에 대해 다른 세력들은 반발하던데.

 

"그들이 반발하는 유일한 이유는 비례대표 의석 손해 때문이 아닐까. 정당득표율이 안 나올 까봐 그러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여론조사에서 세력 간 연대, 다시 말해 1+1이 2가 아닌 것으로 나온다. 결국 모든 것은 데이터를 보고 움직인다."

 

금태섭 전 의원으로 대표되는 '새로운선택'과의 간극은 어떤가.


"이 전 대표보다 새로운선택과 차이가 크다. 솔직히 나는 여성징병제 등을 주장한 적이 없다. 되레 본인들이 너무 급진적으로 가서 우려스럽다. 이념적으로 노회찬의 정의당까지는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 

 

 

ㅡTK(대구·경북)에 대한 언급이 많은데, 승부처로 보는가.

 

"그동안 의미를 찾는 선거를 많이 해왔다. 내가 양당 대결에서 보수정당이 한번도 당선자를 내지 못한 상계동(서울 중랑구)을 첫 도전지로 삼은 것도 공천은 어렵지 않되, 본선은 힘든 곳에서 정치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였다. 공천 경쟁은 심한데 당선은 쉬운 곳에 가면 공천권을 주는 사람을 보고 정치를 할 수 밖에 없다. 대구 등 열세 지역에서도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ㅡ대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나.

 

"신당입장에서는 모든 곳이 험지다. 상계동(서울 노원구) 출마까지 포함해 고민 중이다. 어려운 곳을 뚫어내는 게 하나의 서사가 될 것이다. 구체적인 전략·전술은 밝히기 힘들다.(웃음)"

 

ㅡ유승민 전 의원 합류 가능성은.

 

"유승민 전 의원과 같은 중량급 정치인들은 지금의 정치 환경에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다 인정하기에 너무 당기지도 않고 밀치지도 않고 있다."

 

ㅡ창당 후 국민의힘 의원들 반응은.

 

"거의 모든 영남권 의원들이 내게 연락을 해온다.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탈당 전까지 방송에서 그렇게 나를 비난하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최근 그러는 것 보았나. 우리 개혁신당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다들 '말의 업(業)'을 쌓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웃음)"

 

ㅡ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최근 행보를 어떻게 보는가.


"당대표 직위라는 것이 밖에 나가 마이크 잡는 것보다 당무가 80%나 차지할 정도로 많다. 한동훈 위원장이 지방을 돌면서 기분 내는 사이 서울 강북은 출마할 사람이 없다. 내가 너무 잘 안다. 당장 서울 노원 갑, 을, 병 당협위원장 자리가 다 비었다. 앞으로 한 두 달이 지나면 언론이 '취임 후 한 게 뭐가 있느냐'며 성과를 물어볼 것이다.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을 봐라. 셀럽(유명인) 역할 잘하지 않았나. 성과는 전혀 없었다. (정치부 기자들이) 법조 기자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KPI뉴스 / 송창섭·전혁수 기자 tam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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