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발표하는 주택가격 통계, 신뢰성 의문…국토부 개편 예고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10-16 17:27:42

거래량 가뭄에 "조사자 판단 개입 불가피" 인정
0.1% 하락 수치 뒤 숨은 '폭락'…착시 현상 문제
국토부, 공표 중단·격주 전환 등 개편 발표 예고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가 실제 시장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다. 거래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주 변동률을 산출해 조사자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원도 구조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장기 추세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공표 중단, 격주 조사 전환, 대체 지표 마련 등을 검토해 개편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매주 발표되는 부동산 통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실제 시장과의 괴리, 수치의 신뢰성, 매수 심리를 자극할 가능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 통계를 작성하는 한국부동산원도 조사 방식의 구조적 한계를 인정했다. 통계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가운데 소관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개편을 예고했다. 오랜 세월 이어진 '신뢰성 논란'을 끝낼 수 있을 것인가.

 

▲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숲. [이상훈 선임기자]

 

16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선 한국부동산원의 국가승인통계인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의 정확성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은 "거래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주 가격 변동률을 산출하다 보니 실제 거래 가격과 괴리가 생기거나 조사자의 주관이 개입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주 단위의 통계는 기간도 짧고 거래량도 적어 실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짚어내기가 역부족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헌욱 한국부동산원장은 주간 통계 조사의 구조적 한계를 인정했다. 이 원장은 "주간에는 충분한 주택 거래가 이뤄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간 가격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조사자가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하는(주관적 판단이 개입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장기적인 추세를 보면 실거래가격지수와 비교했을 때 타당한 범위 내에 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판단한다"고 해명했다.

 

거래는 뜸한데 매주 발표…통계 신뢰성 논란 반복

 

부동산 통계의 신뢰성 및 실효성 문제는 이번 국감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숙원 이슈다.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는 '통계 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감사원 감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감사원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청와대와 국토부가 부동산원에 압력을 행사해 주간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100회 이상 인위적으로 낮추도록 조작했다는 감사 결과를 수차례 밝히며 전직 정책실장과 장관 등을 수사 의뢰했었다. 

 

감사 여부를 둘러싼 정치·법적 공방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다.

 

부동산 통계를 발표하는 기관 간 수치 차이도 논란이 됐다. 2020년 7월 정부는 부동산원 통계를 근거로 "서울 집값이 14% 올랐다"고 발표했지만, KB국민은행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50% 이상 오른 것으로 집계돼 상승률에서 3~4배의 차이를 보였다.

 

당시는 통계 수치 하나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던 집값 급등기였다. 이 격차를 두고 거센 질타가 이어졌고, '정부 맞춤형 통계'라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신뢰성 논란이 불거졌다.

 

주간 단위 조사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끊이지 않는다. 주식이나 환율과 달리 주택 거래는 매주 대량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거래가 뜸한 시기에는 실거래 사례가 부족해 조사자의 호가 추정이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면서 통계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주간이 아닌 월간·분기 단위로 실거래가 중심의 지수를 공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통계 수치와 현장 체감가 사이의 '착시 현상'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5억 원짜리 아파트 100채(총액 500억 원)가 있는 지역에서 단 2채가 50% 하락한 2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면, 거래가 없는 나머지 98채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전체 총액은 495억 원으로 줄어든다.

 

이 경우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가격은 50% 하락했지만, 전체 표본의 평균 변동률은 -1%에 그친다. 현장에서는 수억 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는데도 주간 통계에는 소수점 단위의 미미한 하락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통계의 활용성과 외부 공표 간 구분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통계 자체는 필요하다. 금융권에서 주택 관련 대출의 근거 자료로 쓰여야 하기 때문에 조사 기간도 주간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걸 국민에게 공개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며 "부동산 통계의 공개가 사회적으로 득과 실 중에 어느 쪽이 더 클 것인지를 놓고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지난해 국감 이후 국토연구원에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확정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추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주간 조사 후 공표 중단 △격주 단위 조사 전환 △대체 지표 마련 등 주간 통계 개편의 최종 방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