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한 저축은행 품는 핀테크·보험사들, 왜?

송채린 기자

scr@kpinews.kr | 2026-10-07 16:47:10

핀다, '9억 적자' 대원저축은행에 120억 지불…"여·수신 기능 확보 노려"
한화생명, 애큐온저축은행 인수 후 한화저축은행과 합병 계획

최근 핀테크기업과 보험사들이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저축은행임에도 꽤 큰 돈을 주며 품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출비교 플랫폼 핀다는 대원저축은행 인수와 관련해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는 중이다. 지난 6월 대원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대아상호저축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지분 전부를 120억 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30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애큐온캐피탈을 4400억 원에 인수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번 인수합병(M&A)으로 애큐온캐피탈의 100% 자회사인 애큐온저축은행도 함께 넘어온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대원·애큐온저축은행은 모두 실적이 별로 좋지 않다는 점이다. 

 

▲ 자료=저축은행중앙회

 

대원저축은행은 지난해 9억 원, 올해 상반기 5억 원 적자를 냈다. 올해 6월 말 기준 총자산도 31억 원에 불과해 국내 79개 저축은행 중 가장 적다. 

 

애큐온캐피탈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656억 원으로 전년(802억 원) 대비 18.2% 줄었다. 애큐온저축은행도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이 13억 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88억 원)보다 85.2% 급감했다. 

 

규모도 작고 적자인 저축은행을 120억 원이나 주며 인수하는 이유는 뭘까. 핀다 관계자는 "자체적인 여·수신 기반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을 품으면 수신을 통해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또 그간 대출을 중개해주며 수수료만 받던 구조에서 벗어나 직접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 

 

핀다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해 온 대출 관련 데이터와 금융 노하우를 결합해 고객에게 최적화된 금융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저축은행 임원은 "핵심은 여·수신 기능"이라며 "120억 원은 대원저축은행의 자산이 아니라 저축은행 라이선스 가격"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M&A 과정에서 여·수신 기능의 전략적인 가치를 충분히 계산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화생명이 애큐온캐피탈을 인수한 건 금융 영역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한화생명은 이미 한화저축은행을 보유 중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저축은행, 그것도 실적이 부진한 저축은행을 인수한 것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애큐온저축은행 자산이 더 크고 한화저축은행이 운영 중인 지역과 겹치지 않는다"며 "두 저축은행을 합병해 여·수신 접점을 더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저축은행을 합병하면 총자산 약 6조5000억 원, 업계 4위에 해당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고객에게 제공 가능한 금융서비스의 폭을 넓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그룹 비전"이라며 "저축은행 규모도 커질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저축은행 인수는 여·수신 기능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축은행 자산규모가 커질수록 여·수신 기능도 더 활성화된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송채린 기자 sc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