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원유 수출 회복됐는데 국제유가 고공행진, 왜?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6-10-06 16:40:12
'셔틀 운항'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한 척당 4000만달러 운임 지불
중동 지역 원유 수출량이 전쟁 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중동에서 나오는 원유 가격에 '위험 프리미엄'이 붙은 때문으로 보인다.
해운정보업체 케이플러가 5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중동 지역 원유 수출량은 1850만 배럴을 기록했다. '중동 전쟁' 이전 12개월 간 하루 평균 수출량(1800만 배럴)을 웃도는 규모다.
9월 30일(현지시간) 원유 수출량은 1830만 배럴이었다. 9월 중 수출량이 전쟁 전 수준을 상회한 날이 14일로 절반에 가까웠다. 앤드루 리포우 리포우오일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 많은 원유가 시장에 공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 자료=뉴욕상업거래소·런던ICE선물거래소·싱가포르 시장 |
중동산 원유가 시장에 나오고 있음에도 국제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는 100.32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9.4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07.20달러를 나타냈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9월 중순부터 말까지 110달러대에서 움직이다가 10월 들어 조금 하락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9월 9일(현지시간)부터 1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WTI는 9월부터 배럴당 90~100달러대를 기록 중이다. 80달러대로 장을 마감한 날은 이날과 9월 29일(현지시간)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동 지역 원유 수출량 회복을 거론하면서 "고유가는 더 이상 호르무즈 해협 때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유시설 가동 차질 탓"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하고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우세주에서 정유시설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과 전문가들은 위험 프리미엄 영향으로 진단한다.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UAE) 등 중동 주요 산유국들은 원유 수출 회복에 진력하고 있다.
| ▲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석유저장시설. [AP 뉴시스] |
주로 쓰이는 수단은 '셔틀 운항'이다. 전쟁 후 대부분의 초대형 유조선(VLCC) 선주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들어가길 꺼린다.
반면 이익만 충분하면 기꺼이 들어가려는 선주도 있다. 산유국들은 이들을 설득해 셔틀 운항을 실시했다.
호르무즈 해협 안으로 들어온 유조선이 원유를 싣고 해협 밖으로 나간다. 해협 밖에서 기다리던 다른 유조선에 원유를 옮겨 싣는다. 이후 다시 해협 안으로 들어가는 식으로, 셔틀버스처럼 반복 운항하는 것이다.
WSJ는 VLCC 선주가 셔틀 운항 한 번에 받는 운임이 3000만~4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운임만으로도 배럴당 15~20달러 수준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전쟁 후 몇 배로 높아진 보험료까지 감안하면 위험 프리미엄이 상당한 셈이다.
해양정보업체 마리스크스의 최고경영자(CEO) 디미트리스 마니아티스는 WSJ에 "위험을 무릅쓴 선주들은 그 대가로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연일 공격을 주고받는 등 중동 전쟁은 장기화 우려가 크다. 마리스크스에 따르면 지난주에만 최소 7척의 유조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중동 지역 원유 수출량이 회복세이나 높은 위험 프리미엄이 유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동안 국제유가 고공비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독립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국제유가는 한동안 100~105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마드 후세인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WSJ와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100달러 안팎을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의 텡쿠 무함마드 타우픽 CEO는 이날 열린 에너지정보포럼에서 "내년에도 유가는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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