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앞세운 부동산 공급…"관건은 실행력"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08-13 16:18:53
재개발 동의율 75%→70%로 인하, 이주비 LTV도 개선
전문가들 "긍정적 패러다임…전체 사업장 적용은 한계"
정부가 '속도'에 초점을 맞춘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행정 절차들을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한 금융 특례 계획도 내놨다. '공급량 확대'에 혈안이 됐던 과거 정책들과 비교해 현실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정부 실행력이 얼마나 통하느냐가 관건이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당국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합동 발표했다.
먼저 지난해 9·7 대책에서 발표한 5년간 수도권 135만호 착공 이행력은 높이면서, 신규 택지 10만 가구 등 총 23만 가구 이상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신규 택지 10만 가구 중 우선 2만7000가구 규모의 1차 지구를 공개했다. 개발제한구역(GB)이 포함된 서울 강서 염창공원 부지(1000가구), 경기 남양주(2만1700가구), 경기 광주역세권2지구(4500가구) 등이다. 나머지 7만3000가구는 올해 안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공급 속도를 올리기 위해 인허가, 보상 등 단계별 절차를 병행 추진해 공공택지 착공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31개월 단축하고, 3기 신도시 등의 착공을 1~2년 앞당기기로 했다.
올해 초 1·29 대책을 통해 발표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은 연내 세계유산 영향평가를 끝내고 2029년 9월 착공하며, 과천 경마장·옛 방첩사 부지 역시 이전 절차와 인허가를 병행해 2029년 12월 착공에 들어간다.
공사 기간을 30%가량 줄일 수 있는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 물량도 2030년까지 2만 가구로 확대해 실질적인 착공 속도를 올릴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공급 대책의 패러다임을 단순 '신규 부지 발표'에서 '기존 사업의 속도화'로 전환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한계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3기 신도시 등 기존 사업의 착공을 앞당기는 것이 실제 공급 체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보상·오염토 정화 등 지연 요인을 세부적으로 정리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신규 후보지가 입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 당장 서울 집값을 잡는 단기 처방이 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제시된 단축 기간이 파격적인 만큼 전체 사업장에 일반화하기보다는 적용 가능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과천 경마장 등 기존 대상지들은 시설 이전 문제 등이 얽혀 있어 실제 계획대로 단축될지는 향후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상 기간 단축 과정에서 토지주와의 갈등이 커지거나 환경·문화재 조사가 형식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는 또 수도권 주택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공급 회복을 위해 이주비 대출 지원, 재개발사업 동의율 완화 등을 추진한다. 다세대·다가구 등 일반주택을 대상으로 건축규제 완화와 세제 특례도 부여할 계획이다.
핵심적으로, 이주비 대출 LTV 산정방식을 개선하고,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하향 조정한다. 다가구·다세대 건축시 면적과 층수는 상향 조정하고, 소형 신축 일반주택은 주택수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함영진 랩장은 "이주비 대출 한도 확대와 가계대출 총량 분리는 자금난을 겪던 서울 도심 정비사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사업성 개선 기대감을 높여 강남·한강변 등 서울 핵심지의 분양가와 기존 주택 가격을 추가로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민 갈등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위원은 "주민 반대가 많은 사업장의 경우 동의율 요건을 낮추는 것이 오히려 내부 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정책 방향이 공공주도의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가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민간과 공공 정비사업이 균형 있게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PF 정상 사업장에 대한 보증 확대와 부실 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금융 지원을 기존 26조3000억 원에서 '47조8000억 원+α'로 확대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금융 지원 효과가 일부 나타나겠지만, 시장 수요 위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함 랩장은 "돈이 없어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장을 줄이는 실효성 있는 카드"라면서도 "사업성이 떨어지는 부실 사업장까지 정책금융으로 연명시키는 방식이 되면 안 되고,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위원은 "민간 주택 공급이 부진한 근본 원인은 분양 등 사업성 우려로 인한 민간 수요 위축에 있다"며 "건물을 지으면 팔린다는 시장 확신이 있다면 인센티브 없이도 착공이 늘어나겠지만, 현재처럼 수요가 위축된 상태에서는 금융 지원만으로 시장 전반의 반등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국무총리 주재의 '범정부 주택 신속공급 점검회의'를 신설해, 국무총리가 직접 일정 점검과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중대사안을 조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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