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높아진 지방 재개발·재건축…'평당 공사비 700만원'에 판가름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05-13 16:37:13

지방 정비사업 시공사 찾기 난항…두 차례 유찰은 기본
평당 공사비 800만 원 돌파 앞둬…고급화 설계도 한몫

지방 재개발·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시공사 찾기가 쉽지 않다.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미분양 리스크 우려와 낮은 수익성 탓에 건설사들이 쉽게 접근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잿값 상승과 신축 단지의 고급화 설계에 따른 공사비 상승도 큰 이유다. 지방은 3.3㎡(평)당 공사비 700만 원을 넘겨야 계약이 겨우 성사되는 분위기다.

 

▲ 부산 연수5구역 조감도. [현대건설]

 

13일 부산광역시 정비사업 조합 입찰공고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망미5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16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두산건설과의 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단지의 지난 두 차례 시공사 입찰 과정에서 응찰한 건설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앞선 현장설명회에는 두산건설과 KCC건설, 동원개발 3곳이 참여해 관심을 보였으나 응찰은 하지 않았다.

 

총 공사비는 4000~5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평당 공사비는 700만 원 초반이 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평당 공사비 800만 원을 바라보는 곳도 나오고 있다. 2024년 5월 현대건설이 수주한 대전 도마·변동 16구역 재개발 사업의 경우 평당 공사비는 680만 원 수준이었다.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 기준에 따라 경쟁 구도가 이뤄져야 하는데, 지방은 대부분 단독 입찰이나 무응찰로 유찰되는 경우가 허다해 늘어나는 입찰 기간 동안 공사비도 오르고 있다.

 

건설사들의 고급화 설계 전략도 공사비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지난해 3월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컨소시엄은 부산 연산5구역(망미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총공사비는 약 1조4447억 원이며, 평당으론 780만 원 정도가 된다.

 

두 차례 유찰의 시련을 겪고 시공사를 찾았다. 조합은 처음 평당 600만 원대 계약을 원했으나 유찰과 협상의 과정에서 평당 공사비가 700만 원 후반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에선 다소 높은 편이다. 이 단지는 세계적인 건축 명가인 SMDP와 협업한 외관 특화 및 45층 스카이 브릿지 커뮤니티를 조성하기로 했다. 부산 최고 높이의 자연 조망 단지를 완성해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경남 창원 용호3구역 재건축 조합도 시공사 선정을 위해 세 차례 입찰을 진행한 끝에 지난달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최종 결정했다. 

 

평당 공사비는 당초 기대보다 150만 원가량 오른 800만 원 정도로 책정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산하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4.42을 기록했다. 전월보다 0.49%포인트 올랐고, 전년 동기보다는 2.52%포인트 뛰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을 기준선 100으로 보고, 얼마나 올랐는지를 따지는 수치다. 즉, 최근 건설공사비는 6년 전보다 약 34% 이상 올랐다는 얘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기와 함께 급등한 측면도 있다.

 

건설공사비는 세부적으로 재료비, 노무비(인건비), 외주비, 경비 등 직접 공사비용과 현장관리비, 사회 보험료, 안전관리비 등 간접 공사비용으로 나뉘며, 철거, 설계, 인허가 수수료, 이주비 이자, 조합 운영비 등 기타 항목이 포함된다.

 

원자재 비용과 인건비가 가장 예민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정비사업은 대부분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에 고금리에 민감하다. 공사 기간 연장 등에 따른 이자 부담은 고스란히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여기에 강화되고 있는 안전 관리 강화,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 등의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과거보다 많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도 한다. 

 

앞으로도 공사비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땅값과 주변 시세의 차이가 나는 것이지, 건축만 하는 비용은 서울과 지방이 비슷하다"며 "물가, 유가, 환율이 안정되지 않으면 공사비는 계속 오른다고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지방의 정비사업지 경우 인프라가 적은 구도심을 개발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신규 택지를 개발하는 비용보다 더 비싸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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