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다음 주목해야 할 종목?..."조선·전력"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 2026-08-12 17:24:19
"AI 전력 수요는 8%뿐…공급 못 늘리는 산업이 이긴다"
"슈퍼사이클 아니지만, 끝나지도 않는다"…전력·조선이 사는 법
지정학이 바꾼 판...전력·조선·방산·우주에 돈이 몰리는 이유
반도체주가 바닥을 딛고 반등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 고점까지 가기엔 시간이 좀 걸릴 전망이다. 반도체주 폭락을 혹독하게 겪은 투자자들은 시야를 넓힐 타이밍이다. 반도체 말고 어떤 종목을 우선적으로 봐야 할까.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전력'과 '조선'을 꼽았다. 이 위원은 방산·조선·우주 섹터를 오래 담당해온 애널리스트다. 최근 '우주 주도주 투자전략'이란 책도 냈다.
이 위원은 12일 KPI뉴스·kbc광주방송·강관우의 의식주주 3자 콜라보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뉴돈'에 출연해 반도체 조정 이후 주목해야 할 4개 산업을 분석하고 투자전략을 짚었다.
"AI 전력 수요는 8%뿐…공급 비탄력이 만드는 장기 호황"
전력주는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올랐다가 최근 고점 대비 상당히 조정받은 상태다. 이 위원은 "AI 산업만 놓고 전력 수요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전력 수요 중 AI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고, 나머지 92%는 노후 전력망 교체와 신재생 연계 등 기존 수요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AI 반도체는 칩 가격이 쉽게 바뀌지만 전력기기는 가격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공급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호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며 "조정받은 구간은 분할매수 관점으로 접근할 만하다"고 했다. 다만 밸류에이션에 대해서는 "싸다고 보긴 어렵다. 상반기 멀티플(PER, 순익대비 주가배율) 60~70배에 비하면 완화됐지만 여전히 30배 정도로 5~6배인 반도체에 비하면 비싼 가격"이라며 "영업이익률이 20%대에서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는 점이 이를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산업계에서는 2030년, 2035년, 2040년까지도 이야기한다"며 "단정하긴 어렵지만 1~2년으로 끝날 호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수요가 한국 기업으로 연결되는 이유
이 연구위원은 미국 전력기기 수요가 한국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배경으로 지정학을 꼽았다. "미국은 전력기기 공장이 많지 않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중국과 갈등 중이라 중국산을 쓰기는 부담스럽다"며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처럼 미국에 공장을 둔 한국 기업이 납기와 성능 면에서 병목을 해소할 적임자로 꼽힌다"고 말했다. 투자 판단 지표로는 "실적보다 선행하는 수주, 특히 빅테크와의 변압기 계약 흐름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도체와 전력주 중 하나를 고른다면 "전력기기가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이라고 답했다.
"조선은 '슈퍼사이클' 아니다…그러나 안정적 장기 호황"
조선업에 대해서는 '슈퍼사이클'이라는 표현에 선을 그었다. "2000년대 후반 중국 특수처럼 실적을 견인하는 흐름과는 다르다"며 "지정학적 갈등 속에 물류가 전략자산화되며 나타나는 파편화된 호황"이라고 설명했다.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선, 탱커 등 선종별로 사이클 시차가 커진 것도 특징이다. 현재 수주잔고는 3~4년치로, 과거 6년치 발주가 몰렸던 시기보다는 완만하지만 "그만큼 안정적으로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조선 협력 기대감(MASGA)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해군력 수요와 공급 가능 국가가 한국뿐이라는 점에서 수혜는 분명하지만, 실질적인 과실로 이어지기까지는 입법과 협상 절차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성급한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하반기 LNG 관련 투자와 군함 협력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조정받은 지금도 진입하기 나쁘지 않은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우주산업, 아직은 스페이스X가 정답"
우주산업은 "전력, 조선보다 더 긴 호흡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짚었다.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했지만, 산업의 장기적 방향성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내 투자와 관련해서는 "한국 방산주는 우주 비중이 크지 않다. 순수하게 우주에 투자하려면 스페이스X 분할매수가 현실적"이라며 국내 종목은 개별 변동성이 커 접근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산에 대해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자도생 시대가 열리며 수출 기회가 늘었고, 이런 흐름은 꽤 오래갈 것"이라고 봤다. 다만 우크라이나전에서는 지상무기, 최근 중동 정세에서는 드론·유도무기로 수요 중심이 옮겨가는 등 시점별 차이는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 조선, 방산, 우주를 관통하는 키워드로는 '지정학'을 꼽았다. "자유무역 질서가 바뀌는 흐름이 이어진다면 이들 산업은 계속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진단이다. 반도체를 대체할 산업으로는 "완전히 대체할 산업은 없지만, 굳이 꼽자면 전력과 조선이다. 지금은 전력이 조금 더 낫다"고 말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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