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소환된 강남 '우병우 빌딩'…원가 급매 나선 자산운용사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07-27 17:03:25
2022년 인수한 제이알투자운용·우리은행 급매 왜?
소송 결과에 따라 새로운 매수인 '소유권 무효' 위험
이른바 강남 '우병우 빌딩'으로 불리는 '에이프로스퀘어'가 매물로 나왔다. 2022년 이 건물을 인수한 제이알투자운용과 우리은행이 최근 매각에 나섰다.
문제는 이 건물이 현재 소송 중이라는 점이다. 소유권 등기 관련 1심이 진행 중이며 아직도 대법 판결까지는 최소 일 년여 시간이 더 예상된다.
소송 결과에 따라 새로운 매수자의 소유권이 무효가 될 수 있음에도 이들은 원가 급매를 시도하고 있다. 위험한 매각 행보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과 우리은행은 지난 13일 다수의 언론을 통해 '에이프로스퀘어' 매각 추진 사실을 알렸다. 매각 주관사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교보리얼코 컨소시엄도 선정했다.
이 건물은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연면적 약 2만7220㎡(8234평) 규모이며, 신논현역 도보 2분 거리 입지에 있는 노른자땅으로 유명하다. 우병우 가족 회사 '정강'이 50억 원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우병우 빌딩'으로 불리기도 했다.
현재 이 건물은 '소유권 등기' 관련 1심 소송이 진행 중이며, 다음 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8민사부는 지난 16일 이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 및 부당이득금반환 소송'의 변론기일을 종결하고, 다음 달 20일을 선고 기일로 지정했다.
이 소송의 원고는 건물의 원소유주이자 시행사인 '시선알디아이'이며, 피고는 한국증권금융, 하나은행, 우리은행 3곳이다. 피고들은 2014년, 2019년, 2022년에 순차적으로 소유권을 넘겨 받은 기업들이다.
건물의 출생신고와 같은 보존등기는 물론, 이 세 번의 소유권 이전 과정과 등기 모두 각각이 불법이라는 게 시선 측의 주장이다.
현재 1심 변론만 종결된 상태다. 선고가 남았고, 향후 2심과 3심까지 거친다면 이 소송은 최소 일 년 이상의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피고로서 이 건물이 소송 중인 상태임을 알면서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시선 측이 지난 1일 우리은행은 물론 제이알과 쿠시먼 측에도 "소송 중이므로 매각을 중단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제이알과 우리은행은 급매를 추진하고 있다. 이 건물 부지는 약 8300평인데, 이들은 평당 4300만 원, 총 3500억 원 수준에서 매각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건물 매입에 들어갔던 총 투자금은 3420억 원이다. 4년 전에 샀던 가격 그대로 다시 되판다는 얘기가 된다. 그만큼 급하게 처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70~80억 원 정도는 매각 관련 수수료다.
임대 100%로 수익률이 높은 건물을 본전에 판다는 것, 게다가 통상 빌딩 수익을 가져가는 사모펀드는 5년 계약을 하는데, 4년 만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등이 다급함을 보여준다.
왜 이렇게 급할까. 건물 소송이 모두 끝나기 전에 법적 리스크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보인다.
소유권을 제3자에게 넘기면 이들은 일단 금전적 리스크에서 해방된다. 그러나 부동산 등기법상 최초 보존등기 또는 이전 등기가 무효로 인정되면, 그 이후 진행되는 모든 후행 등기 역시 무효다.
즉, 재판 결과에 따라 새로운 매수자의 소유권이 박탈될 수 있다. 이 매수자의 건물 매입금 3500억 원도 공중분해된다는 뜻이다. '눈 뜨고 코 베이는 격'이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측은 "재판 절차에 따라 성실히 대응하고 있으며, 진행 중인 소송과 관련한 세부 사항은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답변만 했다.
소송 중인 건물을 매각하면 자본시장법 등 근거법에 위반된다는 점과 소송 결과에 따라 제3의 매수자 소유권이 무효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KPI뉴스는 제이알 측에도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