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쏠림에 밀렸던 조선주…'마스가'가 밀어 올린다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6-08-05 17:08:36
백악관, 해외서 군함 4척 건조 추진...K-조선 수혜 전망
"저가 매수 기회…마스가 기대감 살아나면 전고점 돌파"
'슈퍼사이클'에도 반도체로의 수급 쏠림 등 탓에 장기간 부진하던 조선주가 최근 다시 살아나는 흐름이다.
한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협력이 구체화되기 시작하면 전고점 돌파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은 5일 전일 대비 5.38% 오른 50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HD한국조선해양(39만6000원)은 5.88%, 한화오션(9만1900원)은 5.03%, 삼성중공업(2만2200원)은 2.54% 상승했다. 네 종목 모두 최근 5거래일 중 4거래일 오름세다.
이날 새벽 나온 소식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지난달 21일 공개한 '2027년 국방수권법(NDAA)에 대한 행정부 정책입장서(SAP)'에서 "해군의 수상 전투함 2척과 비전투 지원함 2척을 해외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행정부의 우선 입법 구상"이라고 밝힌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백악관은 초기 물량은 해외에서 건조해 전력 공백을 메우고, 이후 생산은 미국으로 이전해 자국 조선 산업을 육성하자는 입장이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올해 호실적을 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분기 영업이익 1조3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6% 폭증했다. HD한국조선해양(1조6541억 원)은 72.5%, 한화오션(7361억 원)은 98.0%, 삼성중공업(3250억 원)은 58.7% 늘었다.
작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등 수주가 크게 늘어난 덕이다. 주요 조선사들의 2028년까지 인도 물량은 이미 꽉 찬 상태고, 2029년 인도 슬롯(건조 공간)을 두고 선주들의 경쟁이 치열해 선가도 점차 오르는 추세다. 마스가 협력 기대감도 일조했다.
'조선의 국모'로 불리는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상반기 중 KPI뉴스·KBC광주방송·강관우의 의식주주 3자 콜라보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뉴돈'에 반복 출연해 "유례없는 슈퍼사이클"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현재 발주는 탄소 감축 규제에 따른 선박 교체 수요가 중심"이라며 "교체 사이클이 205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연초 상승세를 달리던 조선주는 5월 말 이후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독립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로 투자가 쏠리면서 수급 부족에 시달린 탓"이라고 분석했다. 엄 연구위원은 "마스가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이뤄진 게 없어 기대감이 하락한 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7월 말까지 조선주들은 고점 대비 30~40%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7월 30일부터는 흐름이 달라졌다.
특히 마스가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중국 해군은 항공모함 3척, 현대식 구축함 및 호위함 90여 척 등 370여 척의 함정을 보유해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다. 미 해군이 보유한 함정은 296척으로 중국에 못 미친다.
무엇보다 건함 속도 차이가 크다. 중국은 매년 구축함을 6~10척가량 생산해내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4~6배 수준이다.
미 해군으로선 군함을 빨리 건조해야 할 필요성이 강한데 미국 조선업이 쇠퇴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이미 작년 초부터 한국 등 동맹국에 군함 건조를 맡기는 안이 활발하게 논의됐다.
미국이 실제로 해외 조선소에서 군함을 건조하기 시작하면 국내 조선사들이 주요 협력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팀장은 "한국 조선 기술은 세계적으로 우수하고 관련 생태계도 잘 갖춰져 있다"며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 미국에게 좋은 협력 상대"라고 진단했다. 또 미국 조선업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한국 정부도 적극적이다.
미 국방부와 해군은 지난달 초 국내 조선업계에 각각 전투함과 중형급 급유함의 설계·건조 역량을 묻는 정보요청(RFI)을 보내는 등 관심을 표하고 있다. RFI는 정식 사업 발주에 앞서 업체의 기술과 납기, 생산 능력을 파악하는 시장 조사 절차다.
심 팀장은 "한국이 미국 군함을 수주하는 건 국내 조선사들에게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엄 연구위원은 "지금은 조선주 저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마스가 협력이 구체화되면 기대감이 재차 살아날 것"이라며 "전고점 돌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한상진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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