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소방관 영결식 날 여야 경기도 국감서 '소방 재정 빨대' 격돌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 2026-10-19 17:49:45

김종양 "소방에 모욕적인 망언"…문정복 "정치 잣대 들이대는 날 아니다"
부승찬·김은혜 '재정 빨대' 표현 두고 고성…설전 끝 감사 중지
추 지사 "소방관들에 진심으로 사과…소방 국가에서 재정분담 해야"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도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둘러싸고 야당의 맹공과 여당의 방어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감사 내내 대치 국면이 이어졌다.

 

▲ 19일 오후 경기도청 율곡홀에서 열린 2026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여야 위원 간 고성과 설전 끝에 감사가 중단되는 파행이 빚어졌다.

 

먼저 포문을 연 김종양(국힘·경남 창원시 의창구) 위원은 추 지사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 질의 답변과정에서 추미애 지사가) 소방관들에게 지울 수 없는 모욕적인 망언을 하셨다. 어떤 소방관은 아침마다 유서를 써 놓고 출근을 한다고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목숨 걸고 국민께 봉사하는 제복 입은 공직자의 자긍심을 짓밟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변명만 늘어놓으며 잘못을 바로잡지 않고 버티다가 결국 순직자가 발생하니까 그제서야 찾아간 빈소에서 사과를 했다. 그 사과가 과연 진정성 있는 사과인지 의문이 든다"며 "그래서 주변에서는 오만한 사과, 마지못해 하는 사과, 등 떠밀린 사과로 그렇게 비춰졌었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은 깊은 유감을 표하며 "'사과를 하라니까 사과합니다' 이게 말이 되느냐, 이것이야말로 2차 가해, 또 다른 망언이라고 여겨진다. 적절했다고 생각 하시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추 지사는 "다시 한번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여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야당 위원들은 적극적인 방어막을 쳤다.

 

질의에 나선 문정복(민주·경기 시흥시갑) 위원은 "오늘은 추미애 도지사의 정치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날이 아니다"며 "지사의 답변 역시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의 인감비와 사업비를 여전히 지방정부가 대부분 부담하는 재정 구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라고 변호했다.

 

문 위원은 "소방관들의 헌신을 존중하는 것과 국가의 소방재정 책임을 강화하는 것은 결코 상충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방관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함께 논의해야 할 대상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어 복기왕(민주·충남 아산갑) 감사반장을 향해 "혹여라도 이런 발언이 나오면 국토교통위원회와 관련이 없는 사안이 나오면 즉시 제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복 감사반장은 "젊은 나이에 쓰러져 가신 그 소방위 뜻에서 이 공동체를 지키고자 했던 그 뜻에 어긋나지 않는 국감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성숙한 의사진행을 당부했다.

 

그러나 곧이어 의사진행 방식을 두고 여야 간 2차 충돌이 일어났다.

 

김종양 위원이 "저 위원장님, 의사진행, 회의 진행 잘 좀 하시라. 제가 발언할 때 지금 상대방 의원들이 뭐라 이야기했나. 끼어들고 그랬다"며 불만을 제기하자, 문정복 위원은 "누가 끼어들었냐"며 발끈했다.

 

김 위원이 "제가 얘기할 때 소리 안 질렀느냐"고 반박하자 문 위원은 "의원님 판단이 적절치 않다. 이게 무슨 국토위 안건이냐"며 팽팽하게 맞섰다.

 

이어진 질의에서도 소방 재정을 둘러싼 공방은 계속됐다.

 

▲ 19일 경기도청 율곡홀에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 모습. [경기도 제공]

 

김미애(국힘·부산 해운대구을) 위원 역시 '재정 빨대'라는 표현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김 위원은 "오늘 김진석 소방위님 연결식이 있었고, 저도 있었다. 저는 그 배우자와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할 딸을 보면서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소방을 '재정 빨대'라고 표현한 본인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시느냐"고 물었다.

 

또한 김 위원은 "국가직으로 전면 전환했다. 5년이 지난 지금 반쪽짜리 국가직이라는 비판은 곳곳에서 있다. 그래서 재정에 대한 어려움 저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다면 경기도가 재원을 제대로 쓰고 있느냐"고 질문의 날을 세웠다.

 

김 위원은 경기도의 소방안전교부세 미집행 금액(101억 원 중 59억 원)과 경기 남부 지역 화재 현장 7분 내 도착률(57.8%, 전국 평균 69.1% 밑돔)을 구체적 지표로 제시하며 "고 김진석 소방위님의 고귀한 희생에 예산과 실천으로 우리 모두가 답할 때"라고 실질적인 정책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추 지사는 "소방의 국가직화는 2020년부터 시행됐고, 제가 당 대표 시절에 법안을 발의했었다. 그런데 국가직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이 따라오지 못한 부분에 대해 저도 대단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소방교부세 미집행률에 대해서는 제가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겠으며, 지난해 집행률이 낮은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파악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전용기(민주·경기 화성시정) 위원은 사안의 본질인 '재정 구조 개혁'으로 화두를 전환했다.

 

전 위원은 "이번 빨대 발언은 유감스럽게도 잘못하신 발언이고, 그래서 지사께서 거듭 사과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이번 기회에 확실히 공론화해서 (소방관 인건비를) 국가 예산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지사 생각은 어떠냐"고 질의했다.

 

추 지사는 이에 "말씀하신 것처럼 국가에서 재정 분담을 해주셔야 한다"고 적극 공감했다.

 

그러나 국감장 분위기는 김은혜(국힘·경기 성남 분당구을) 위원과 부승찬 (민주·경기 용인시병) 위원의 격렬한 설전으로 다시 얼어붙었다.

 

"소방 예산 인건비와 그 지원 비용 90% 정도가 국가직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담하니까"라고 말한 뒤 "재정을 이게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닙니까"라고 발언했다.

 

김은혜 위원은 부승찬 위원의 질의과정에서 나온 "소방 예산 인건비와 지원비용이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 먹는 것 아니냐"는 발언을 문제 삼으며 "너무 충격적이다. 오늘 순직 소방관 영결식이 엄수됐는데, 그런 말은 결코 나와선 안될 말이다. 망언이 다시 나왔다.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국민과 소방관들께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부 위원은 즉각 반발하며 "여전히 정쟁으로 활용하는 작태라고 보여진다. 앞뒤 문맥을 정확히 보라. 우리가 이제 국가직으로 승격이 되고, 지금 소방관 분들에게 어떤 행위를 했는지, 국회는 과연 책임이 없는지, 그걸 물었던 것이다. 윤석열 정부 때 국가직으로 승격이 됐는데 거기 앉아 계신 분은 뭐했느냐"고 응수했다.

 

김 위원이 "소방관한테 엉뚱한 대답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부 위원 역시 "소방관들이 신세를 나타내고 있는 용어인데, 이해를 못하냐"고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쳤다. 양측 간 고성과 감정적인 설전이 그치지 않고 더욱 격화되자, 결국 위원장은 회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의사 진행 중단(정회)을 선언했다.

 

KPI뉴스 /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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