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車 터치스크린… 안전의 관건은 '화면보다 조작'
한상진 기자
shiraz@kpinews.kr | 2026-10-12 21:45:54
자주 쓰는 공조·시트 기능은 물리버튼 유지...조작 방식 차이
"터치스크린 시선 분산 우려"...화면 크기보다 설계가 관건
자동차 실내에 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차종이 늘고 있다. 넓은 화면으로 내비게이션과 차량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고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지만 주행 중 화면 조작이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이유로 일부 완성차 업체는 대형 화면을 적용하면서도 자주 사용하는 기능에는 손으로 직접 누르거나 돌리는 물리 버튼과 다이얼을 함께 배치하고 있다.
| ▲ [챗지피티 생성 이미지] |
1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에 최대 14.6인치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를 적용했다. 내비게이션과 미디어 등 두 앱을 화면에 나눠 띄울 수 있고, 화면 하단에는 운전자가 자주 쓰는 기능을 배치할 수 있다. 별도의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에는 주요 주행 정보가 표시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스마트폰에 비유하며 "기존에 여러 단계를 거쳐 접근하던 기능을 더욱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 앱처럼 한 화면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성인식 서비스 '글레오 AI'를 통해 차량 기능을 제어할 수도 있다.
화면과 별도로 공조·시트·미디어 등 자주 쓰는 기능을 위한 물리 버튼도 화면 아래에 마련했다. 방향지시등과 와이퍼 등은 별도 레버로 조작하도록 했다.
새로운 조작 방식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로운 것을 도입한 만큼 적응 기간도 필요하다"며 "고객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사용자가 느끼는 조작 편의성은 화면 위치와 버튼 구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내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12.3인치 클러스터(계기판)와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기아 EV3 시승자 후기가 올라왔다. 그는 "공조 디스플레이가 운전대에 가려진다"며 "공조 터치 제어할 때는 목을 숙이고 조작했다"고 적었다.
동일 사이즈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신형 기아 셀토스 시승자도 공조 화면이 일부 가려진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이용자는 "온도 조절, 바람 세기 같은 자주 쓰는 버튼은 물리 버튼으로 남아 있어 조작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두 후기에서는 공조 화면이 가려지는 불편과 함께 별도 물리 버튼의 역할이 드러난다. 개인의 시승 경험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화면의 크기뿐 아니라 배치와 조작 방식도 사용 편의성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행 중 조작, 시선 분산 줄이는 설계가 관건
최승문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물리 버튼이 반복 사용을 통해 손에 익는다는 점(운동 기억)을 장점으로 꼽았다. 최 교수는 "물리 버튼은 운전할 때 눈으로 보지 않고 조작하기 훨씬 편하다"며 "터치스크린은 메뉴를 여러 번 눌러야 하는 경우가 많고, 조작할 때 화면을 봐야 해 운전 중 위험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조작 편의성을 안전 문제로 보고 있다. 유럽 신차 안전평가기관 유로앤캡(Euro NCAP)은 올해부터 주요 조작장치의 접근성과 사용 편의성을 평가에 반영했다. 중국도 지난 10일 전조등과 와이퍼 등 주요 기능에 별도 물리 조작장치를 갖추도록 하는 초안을 발표했다.
대형 화면 자체를 위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넓은 화면으로 내비게이션과 차량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과 운전 중 즉각적인 조작이 필요한 기능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화면 크기뿐 아니라 메뉴 구성과 조작 단계, 주요 기능의 배치가 편의성과 안전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쓰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며 "시각적인 주의력을 많이 요구하는 형태로 만들면 운전 중 위험할 수도 있어 그런 부분을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한상진 기자 shiraz@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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