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듣고 있었나"… 삼성 TV '주변 소리 수집' 주장에 오픈AI 계정 정지 논란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 2026-10-24 18:24:28
공식 설명서 대조하니… '펫 케어' 등 고지된 소음 감지 기능 오인 가능성
원시 로그 등 핵심 검증 근거 빠져… 오픈AI·삼성전자 "공식 입장 없어"
23일(현지시간) 인공지능 전문 매체 'AI 레이틀리(AI Lately)'와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 '해커뉴스(Hacker News)' 등에 따르면, 'log4j'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IT 보안 연구자는 자신이 2025년 구입한 삼성 스마트 TV를 하드웨어 디버깅 도구로 분석해 시스템 관리자 권한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TV 내부 시스템을 역설계하는 과정에서 기기가 사용자의 직접적인 조작 없이도 개 짖는 소리나 아기 울음소리 등 일상 소음을 감지하고, 화면에 재생되는 콘텐츠를 식별하는 코드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TV 본체에 마이크가 없더라도 블루투스 등으로 연결된 사운드바의 마이크를 활성화해 주변 소리를 수집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 삼성전자 스마트 TV '네오(Neo) QLED' 제품. [삼성전자 제공] |
그러나 해당 보도와 게시글에는 주장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핵심 데이터가 빠져 있다. 구체적인 TV 모델명과 적용된 펌웨어 버전은 물론, 제3자가 동일한 결과를 재현할 수 있는 통신 패킷 데이터나 원시 로그(Raw Log)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공식 매뉴얼과 기술 문서를 살펴보면, 해당 분석가가 발견했다고 주장한 기능은 '도청'이 아니라 사용자가 켜고 끌 수 있는 정상적인 부가 서비스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의 가전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 개발자 문서에는 아기 울음과 개 짖는 소리를 식별하는 기능이 공식 지원 항목으로 명시돼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펫 케어'(반려동물 돌봄) 등 특정 서비스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이용을 원치 않을 경우 사용자가 직접 사운드 센서를 끌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글로벌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서도 리모컨의 음성 인식 버튼을 누르고 명령을 내릴 때만 대화형 음성 데이터를 수집하며, 시청 패턴을 파악하는 자동 콘텐츠 인식(ACR) 역시 이용자의 사전 동의를 전제로 작동한다고 밝히고 있다. 시스템 내부 코드에 포함된 정상적인 기능의 동작 알고리즘을 '비인가 음성 수집'으로 오인했을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번 논란은 생성형 AI 서비스의 경직된 계정 관리 정책으로도 번졌다. 해당 분석가는 TV 역분석 작업을 진행하던 중 오픈AI 계정이 별다른 경고 없이 정지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취약점 공격 등 악의적 해킹에 AI를 쓰지 않았다고 항변했으나, 오픈AI 측은 개별 계정 정지 사유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해당 분석가의 일방적인 소리 수집 및 사운드바 마이크 동원 주장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전제품의 프라이버시 설정에 대한 관심은 필요하지만, 재현 불가능한 개인의 커뮤니티 게시글을 사실로 단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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