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2% 가까이 하락…삼성물산도 2% 이상↓
"이사회 중심으로 시스템화…오너 한사람에 좌우 안돼"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委' 출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지 7개월 만에 출소함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련 주가는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총수의 경영 일선 복귀로 중요 사안 결정이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올 초부터 6개월 간 박스권에 갇혀 있는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시각과 사뭇 다른 현상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월 15일 이후 한 번도 9만 원을 회복하지 못한 채 7만~8만 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10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300원(1.60%) 하락한 8만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18년 2월 5일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됐을 때에는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보다 0.46% 상승했다. 1심 재판부는 삼성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승마 훈련 지원금 70억 원을 지원한 것에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사실 3년 전 이 부회장의 석방 당시 삼성전자보다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낸 종목은 그룹 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이었다. 이 부회장의 석방 당일 삼성물산 주가는 2.14% 급등했다.
하지만 이날 삼성물산 주가는 그 때와는 정반대로 전일 대비 3000원(2.11%) 내린 13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 넘는 다소 큰 하락 폭이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삼성 관련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못 미치는 이유로는 이미 삼성의 경영이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해 이사회 중심으로 시스템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다시 구속됐을 때도 주가가 크게 요동치지 않았던 만큼, 가석방 소식이 의미 있는 호재가 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지속가능경영에 관한 이사회 역할과 책임 강화를 위해 이사회 내 위원회인 '거버넌스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개편하기로 결의했다.
위원회 운영의 독립성을 확보하고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주요 사업부에 지속가능경영 사무국을 신설하고 지속가능경영 추진센터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격상하는 등 전담 조직체계를 지속 강화해온 삼성전자는 이번 위원회 재편으로 사업부에서 이사회에 이르는 전사 지속가능경영 추진 체계를 확립하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속가능경영위는 기존 거버넌스위가 수행해 온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주주가치 제고 등의 역할에 더해 환경(E)·사회(S)·지배구조(G)와 연관된 지속가능경영 분야에 대해 논의한다"며 "이를 통해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추진 방향을 제시하고 이행 성과를 점검하는 등의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