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대표, '쪼개기' 후원 첫 공판서 혐의 부인
구현모 KT 대표가 6일 법정에 섰다.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혐의 첫 재판이었다. 구 대표는 "불법인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달말 사내이사를 '자진사퇴'한 박종욱 사장도 같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중이다.
공룡기업 KT를 이끄는 양 CEO가 송사에 휘말린 상황이다. KT는 지난달 31일 주총에서 배당 정책 강화, 지주사 전환 등 야심찬 사업 목표를 밝혔으나 대표가 송사에 발목잡혀 리더십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KT는 지난 1월 27일 구현모 단독 대표 체제에서 구현모·박종욱 대표 체제로 변경했는데, 박 사장은 주총에서 자진사퇴했다. KT 측은 일신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범죄 혐의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이다. KT는 2014년5월부터 2017년10월까지 속칭 '상품권 깡'방식으로 비자금 11억5000만 원을 조성해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했다. 구 대표의 경우 국회의원 13명에게 1400만 원을 불법 후원해 업무상 횡령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구 대표를 비롯한 임원 10명은 가담 정도가 약하다고 판단해 약식기소했는데, 구 대표는 법정에서 판단을 받겠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구 대표는 6일 첫 재판에서 "불법이라고 전혀 생각 못했다. 회사 대관 부문에서 정치자금을 후원할 명의를 빌려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다른 부문에서 하는 일을 도와준 것뿐,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다음 재판은 5월4일이다.
▲구현모 KT대표가 지난달 31일 제40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KT 제공] 같은 혐의로 재판중인 박 사장은 노조 및 국민연금의 거센 반발로 대표직에서 '자진사퇴'했다. 지난 1월부터 맡아 온 KT의 안전보건업무 총괄(CSO) 역할에서도 물러났다. 박 전 대표의 CSO 선임이 '중대재해법'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KT가 공석을 어떻게 채울 지도 관심사다. KT가 CSO를 새로 지명하려면 이사회를 새로 열어야 한다.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윤경림 사장에게 이 업무를 맡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박 대표 후임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선 여러 후보군을 포함해 내부 검토 중"이라며 "박 대표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