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서해피격사건 '월북몰이'의심…김홍희도 기소
徐측 "구속적부심 석방 우려한 당당치못한 처사"
野 "저열한 윤석열 검찰의 정치보복, 왜곡수사"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 은폐 의혹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68)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고위 인사를 기소한 것은 처음이다.
서 전 실장 측은 "구속적부심에서 석방을 우려한 당당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서 전 실장을 구속 기소했다.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의 이날 기소는 이례적으로 구속 6일 만에 신속하게 이뤄졌다. 주요 피의자의 경우 통상 1차 구속기한(10일)을 한 차례 연장해 20일을 채운 뒤 기소하지만 서 전 실장은 곧바로 재판에 넘긴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서 전 실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 사망을 은폐하기 위해 2020년 9월 23일 새벽 청와대 1차 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와 김홍희 전 청장에게 '보안 유지' 조치를 지시한 점 △피격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해경에 이씨를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 배포를 지시한 점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표류를 '월북'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 국방부와 해경에 허위 보고서와 발표자료 등을 작성하도록 하고 안보실 차원에서 허위 자료를 작성해 재외공관과 관련 부처에 배부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김홍희 전 청장은 서 전 실장 지시에 따라 수색이나 월북 가능성에 대한 허위 발표 자료를 배포하고 유족이 정보공개를 청구하자 허위 정보공개 결정통지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관계 부처에 피격 관련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서 전 실장 지시에 따라 부처의 첩보를 삭제·수정했는지 따져보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조만간 박 전 원장을 상대로 첩보 삭제, 수정 의혹을 조사한 뒤 서 전 장관과 함께 기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서 전 실장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전격 기소는 구속적부심 석방을 우려한 당당하지 못한 처사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서 전 실장 측은 "공범으로 적시된 서 전 장관은 기소에서 제외됐고 박 전 원장은 조사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결정이 이뤄져 이해할 수 없다"며 "공판 과정에서 보석 등 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서 전 실장 꼼수 기소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로지 서 전 실장이 구속적부심을 통한 정당한 법원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기 위한 저열한 꼼수일 뿐"이라며 "구속영장 청구를 수사의 필요성 때문이 아닌 검찰이 가진 모든 권력을 이용해 특정인을 괴롭히고 응징하기 위해 사용했다는 방증"이라고 몰아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