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법이 발효되면 2025년부터 제품이 남긴 탄소발자국 공개가 의무화된다. 배터리 제품 및 서비스의 원료채취, 생산, 수송·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온실가스)의 총량을 측정하고 알려야 한다.
법 발효 후 24개월부터는 정부의 공급망 실사도 시행된다. 기업에 실사 관련 정책수립과 시행 의무가 부여된다. 배터리 재활용 준비 기업과 매출 4천만 유로 미만 기업만 제외된다.
2027년(42개월 후)에는 전기차와 LMT 배터리, 용량이 2kWh 이상인 산업용 배터리에 '디지털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이 도입된다. 배터리의 생산·사용·재사용·재활용·폐기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정보를 QR코드로 공개하는 내용이다.
K-배터리 "대응 가능…장기적 호재 가능성도"
법 조항별 세부안인 10개 이상의 하위 법령들은 오는 2024년부터 2028년 사이에 제정될 전망.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법의 실제 적용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고 우리 기업들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탄소 발자국의 경우 기업들이 법 시행 이전부터 배출통계 구축과 탄소 배출량 저감을 위해 노력해 왔고 재생원료 의무 사용도 8년의 준비 기간 동안 규정에 맞게 준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EU가 법 시행에 있어 국가별 차등이나 차별을 두지 않았고 기업들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단계별 실천 전략을 마련하고 있어 현재 별다른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EU의 친환경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호재일 수 있다'며 배터리법 대응에는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친환경과 탄소중립은 기업이 마땅히 지향할 방향이고 이에 대비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재활용 원료 사용이 활발해지면 원자재 가격 변동과 같은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폐배터리 회수율이 높아지고 원자재 추출 기술이 발달하면 재료 확보가 더 용이해진다"면서 "이는 원자재의 시장 가격 등락에 안정적으로 대비하는 방안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터리 재활용율을 높이는 작업은 원자재 공급망의 다양화와 맥을 같이 한다"며 "업계는 폐배터리에서 추출 가능한 원재료 비율이 최대 9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탄소입법 강화하는 EU…韓 정부·기업, 공동 대응
유럽연합은 기후변화 대응과 역내 공급망 강화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경제입법을 추진 중이다.
올해 2월 그린딜 산업계획(Green Deal Industrial Plan)을 발표하고 그 일환으로 핵심원자재법과 탄소중립산업법 초안을 공개한 데 이어 3월에는 2035년 이후 내연기관 신규 차량의 판매를 금지하는 자동차 이산화탄소(CO2) 배출기준 개정안을 발효했다. 올해 10월부터는 탄소배출량 보고의무제를 시행한다.
정부는 'EU통상현안대책단'을 중심으로 유럽의 경제입법에 대비할 방침이다. 기업들과의 논의를 통해 기업들이 EU내 영업 활동이 침해받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배터리법과 관련해서는 하위법령 제정에 대응하고 사용후 배터리 관리 규정과 탄소 배출량 평가 기법 등 관련 제도들도 마련한다. 배터리 재사용, 재활용 등 관련 기술 개발도 집중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