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개국 단체 연합 OWA, 비협조 기업에는 과격시위 벌이기도
CJ "동물복지란 40%로 확대했지만, 전면 선언에는 시간 필요"
한국 최대 식품기업 CJ그룹이 글로벌 동물복지단체의 타깃이 됐다. 비좁은 우리에 닭을 가둔 채 사육하는 방식으로 생산한 달걀을 쓰지 말라는 요구다.
국내 기업이 이런 종류의 글로벌 캠페인 타깃이 된 것은 이례적이다.
17일 오픈윙얼라이언스(Open Wing Alliance·OWA)에 따르면 이 단체는 이달 초 CJ그룹에 글로벌 케이지프리(cage-free·방사 사육) 달걀 방침을 채택하도록 촉구했다. OWA는 72개국 84개 단체가 참여 중인 동물보호단체 연합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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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지프리(cage-free·방사 사육) 달걀 조달 캠페인을 소개하고 있는 오픈윙얼라이언스(Open Wing Alliance·OWA) 홈페이지 화면. [OWA 홈페이지(openwingalliance.org) 화면 갈무리] |
이 단체는 아예 CJ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을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에는 현재 약 1만8000명이 서명했다고 OWA는 전했다.
OWA는 CJ그룹이 '비비고(bibigo)', '뚜레쥬르(TOUS les JOURS)' 등 브랜드를 통해 세계 각국에 글로벌 사업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아직 업계 표준 수준의 케이지프리 달걀 공급망 방침을 수립하지 않았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케이틀린 캠벨(Caitlin Campbell) OWA 글로벌 기업 캠페인 총괄은 "CJ그룹은 혁신적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며 "(케이지프리 달걀 조달 방침 채택은) 소비자와 투자자, 글로벌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리더십을 강화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처럼 세계 각국에 제품을 판매하는 식품 기업에게 이런 글로벌 동물복지단체의 압박은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OWA는 지난해 미국 대형 유통기업 아홀드 델헤이즈를 상대로도 케이지프리 이행 지연을 문제 삼아 과격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당시 이들은 회사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자 주주총회 시점에 맞춰 배너를 매단 비행기와 이동식 전광판을 동원해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업상 관계가 있는 다른 기업을 압박하거나 본사 앞에서 활동가들이 사슬로 몸을 묶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전방위적 압박에 못 이긴 아홀드 델헤이즈는 올해 3월 돼지·닭 케이지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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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WA 활동가들이 미국 대형 유통기업 '아홀드 델헤이즈'를 상대로 시위를 벌이는 모습. [OWA 일원으로 참여한 영국 동물복지단체 '애니멀 이퀄리티(animal equality)' 홈페이지] |
CJ그룹은 지금 당장 OWA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OWA와의 소통을 맡고 있는 CJ그룹 측 실무자는 "CJ제일제당 브랜드의 경우 동물복지란 사용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올해 4월 기준 40%까지 확대했다"며 "다만 원재료까지 전면 동물복지로 전환하려면 비용 부담과 국내 수급 여건상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같은 글로벌 NGO의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유관 부서를 통해 해당 단체와 소통하고 있다"며 "국내에는 관련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전면 선언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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