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시분해 X선으로 100억 분의 1초 포착…라디칼 위치와 움직임 규명

장영태 기자 / 2026-10-01 09:24:54
효능 높은 신약·고성능 소재, 더 정밀하게 만드는 합성 전략 기초 될 것 기대
연구 성과, 화학 분야 권위지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

포스텍 연구팀이 주변 분자의 구조에 따라 라디칼이 머무는 위치와 움직임의 범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초고속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 포스텍 화학과 김경환 교수(왼쪽 사진부터), KAIST 화학과 황승준 교수, 포스텍 화학과 통합과정 이서영 씨. [포스텍 제공]

 

1일 포스텍에 따르면 포스텍 화학과 김경환 교수, 화학과 통합과정 이서영 씨 연구팀이 KAIST 화학과 황승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라디칼'이 주변 분자와 처음 만나는 순간을 100억분의 1초 단위로 포착해 주변 분자 구조에 따라 라디칼이 머무는 자리와 움직이는 범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됐다.

 

원자 하나가 어디에 붙느냐에 따라 약의 효능과 소재의 성능은 크게 달라진다. 원하는 자리에서만 반응이 일어나게 조절하는 '선택성'이 신약, 기능성 소재 개발에서 중요한 이유다.

 

'라디칼'은 짝을 이루지 못한 전자를 가진 분자로, 새로운 결합을 만드는 데 유용하지만 반응성이 강해 다루기 어렵다. 촉매 주변 환경을 바꾸면 반응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은 알려졌지만 주변 분자가 라디칼을 어디에 머물게 하고 어느 쪽으로 움직이게 하는지는 너무 순식간이라 확인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분자의 움직임을 아주 짧은 간격으로 나눠 찍는 '시분해 X선 용액 산란(TR-XSS)' 기법을 활용했다.

 

▲ 시분해 X선 용액 산란을 통해 규명한 요오드 라디칼-아렌 접촉복합체의 구조와 움직임 모식도. [포스텍 제공]

 

연구팀은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KEK)에서 방사광가속기 시설을 이용해 요오드 분자를 '벤젠'과 '메시틸렌'에 각각 녹인 뒤 레이저로 쪼개 라디칼을 만들고 시간차를 두고 X선을 쪼였다.

 

그 결과 100억분의 1초 만에 라디칼이 주변 분자와 맞닿은 '접촉복합체'가 이미 만들어져 있음을 확인했다.

 

두 용매에서 라디칼의 행동은 뚜렷하게 달랐다. 육각형 고리 모양의 벤젠에서 라디칼은 고리 가장자리에 자리 잡고 회전목마를 타듯 고리 둘레를 빠르게 오갔다.

 

반면 벤젠 고리에 '메틸기'라는 곁가지 세 개가 붙은 메시틸렌에서는 곁가지가 없는 방향에 모여 좁은 범위에서만 움직였다. 주변 분자의 작은 구조 차이가 라디칼의 자리는 물론 다닐 수 있는 '길'까지 바꾼 것이다.

 

이번 연구는 라디칼 반응을 이해할 때 얼마나 안정하게 머무는지뿐 아니라 어디에 자리 잡고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주변 환경을 잘 설계하면 라디칼을 원하는 자리로 안내해 필요한 반응만 골라 일으킬 수 있다. 효능 높은 신약과 고성능 소재를 더 정밀하게 만드는 합성 전략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환 교수는 "앞으로 실제 합성에 쓰이는 반응물로 연구를 넓혀 원하는 반응을 이끄는 분자 환경 설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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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태 / 전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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