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대면적 전사 공정 한계 넘는 '롤-스탬프-플레이트' 기술 개발

장영태 기자 / 2026-05-04 09:50:26
롤러 한 번이면 수많은 전자소자 '쓱' 옮긴다
대형 디스플레이, 헬스 케어 센서 등 전자기기 제조 전반 활용 가능성 높아

포스텍 연구팀이 전자소자를 빠르고 정밀하게 대면적 기판 위로 전사할 수 있는 롤 기반 전사 기술을 개발했다.

 

▲ 연구팀의 연구성과가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시즈' 온라인판 앞표지 논문으로 게재된 커버 이미지. [포스텍 제공]

 

포스텍은 기계공학과 김석 교수 연구팀이 전자소자를 빠르고 정밀하게 옮길 수 있는 '롤-스탬프-플레이트(R2S2P)' 기반 전사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시즈' 온라인판 앞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화면에는 수천만 개 초소형 소자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 소자들은 처음부터 스마트폰 안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각자의 기판 위에서 이삿짐을 손으로 한 개씩 나르는 것처럼 하나하나 옮겨야 했다.

 

포스텍 연구팀이 이 고질적인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태양광 전지나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센서 등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전자기기는 대부분 '전사'라는 공정을 거친다. '전사'란 소자를 처음 만든 기판에서 떼어 내어 최종적으로 사용할 다른 기판 위에 옮겨 붙이는 과정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은 도장처럼 생긴 틀, 즉 '스탬프'로 소자를 찍어 옮기는 방법이다. 그러나 넓은 면적에 소자를 골고루 옮기려면 스탬프를 수도 없이 반복해서 눌러야 한다는 약점이 있다.

 

▲ 다양한 소자를 자유롭게 붙이고 떼어내는 연구팀의 롤로 시스템. [포스텍 제공]

 

연구팀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쇄기 롤러가 종이 위를 굴러가며 글자를 찍어내듯 롤러로 소자들을 연속으로 찍어서 옮기는 전사 기술인 '롤-스탬프-플레이트(R2S2P)'을 고안했다.

 

여기에서 핵심은 소자를 떼어낼 때는 강하게 붙고 옮긴 뒤에는 쉽게 떨어지도록 접착력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특수한 스탬프를 설계했다. 표면에는 머리카락 두께보다 훨씬 가는 미세한 돌기들이 촘촘히 솟아 있고 그 아래에는 잘 늘어나는 탄성층과 변형을 일정하게 제한해 주는 얇은 층이 차례로 쌓여 있다.

 

롤러로 이 스탬프를 꾹 누르면 돌기들이 납작하게 눌리면서 소자와 닿는 면적이 넓어지고 접착력이 강해진다. 반대로 롤러가 지나가고 압력이 사라지면 돌기들이 원래 모양으로 되살아나면서 접촉 면적이 줄어들고 소자는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연구팀은 소자가 스탬프에서 분리되는 바로 그 찰나의 순간에도 주목했다. 고속 카메라 촬영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소자가 떨어지는 속도와 방식이 전사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1㎠ 면적을 단 0.34초 만에 처리하는 빠른 전사 공정을 구현했다.

 

연구팀의 기술은 소재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소자를 넓은 면적에 균일하게 배치할 수 있다. 대형 디스플레이, 태양광 패널, 피부에 붙이는 헬스 케어 센서 등 넓은 면적이 필요한 전자기기 제조 전반에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

 

김석 교수는 "접착력을 상황에 따라 정밀하게 바꾸는 롤 기반 전사 플랫폼을 구현한 것이 연구의 핵심"이라며 "대면적에서도 안정적으로 소자를 옮길 수 있어 기존 공정 생산성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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