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D램 가격 급등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이익 확대
"HBM은 전략 제품, D램은 단기 실적 레버리지" 분석도
지금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산업은 단연 반도체다. 그중에서도 기대를 모으는 건 HBM( 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이다. D램 여러개를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용량을 대폭 높인 AI(인공지능)용 메모리 반도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거침없는 질주의 동력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그런데 정작 돈을 더 버는 것은 범용 D램, 특히 서버용 D램으로 분석된다. AI 서버 투자 확대로 HBM 수요가 급증한 것은 맞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여전히 D램 업황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송명섭 iM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 24일 KPI뉴스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뉴돈'에 출연해 최근 반도체 업황에 대해 "HBM이 공급 부족이라는 시각은 맞지 않다"며 "올해 HBM 수급은 대체로 균형 수준이고, 가격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송 수석은 오히려 수익성 측면에서는 서버용 D램의 매력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송 수석은 "HBM 영업이익률은 60% 안팎으로 추정되는 데 비해 공급 부족이 심한 서버용 D램은 80% 안팎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며 "가성비로 보면 D램이 더 좋다"고 말했다. HBM은 단가가 높지만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원가 부담도 커, 가격 프리미엄이 모두 이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HBM 확대보다 범용 D램 가격 상승의 수혜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HBM에서 SK하이닉스보다 후발주자였지만, 범용 D램에서는 여전히 압도적인 생산 기반과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서버 D램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흐름이 강해지면서 삼성전자의 메모리 이익 회복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2분기 일반형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58~63%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메모리 업체들이 HBM 생산에 웨이퍼를 우선 배정하면서 일반 D램 공급이 빠듯해진 영향이다. HBM이 범용 D램 공급을 줄이고, 줄어든 공급이 다시 D램 가격을 밀어올리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는 글로벌 메모리 업체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마이크론은 최근 실적에서 D램 매출이 전년 대비 343% 증가했고, 전체 매출의 7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AI 수요가 HBM뿐 아니라 서버 D램, 고용량 메모리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메모리 업체들의 이익 기반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HBM이 덜 중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HBM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고객사와의 관계, 기술 경쟁력, 장기 공급계약을 좌우하는 핵심 제품이다.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와의 공급 관계를 확보하느냐가 향후 메모리 업체들의 시장 지위를 가를 수 있다. 다만 단기 실적과 주가를 움직이는 변수는 HBM 독주보다 D램 가격 상승,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 여부에 더 가깝다는 분석이다.
송 연구원은 "내년까지는 메모리 업황이 좋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2028년에는 신규 생산능력 증가와 빅테크 투자 여력 둔화가 맞물리면 한 차례 쉬어가는 국면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반도체 사이클의 관건은 HBM 공급 부족 여부만이 아니라, HBM 확대가 촉발한 범용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세가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