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현지 주민들, SK하이닉스 등 상대로 소송 2건 제기
SK하이닉스 등 변호인단, 법원에 일부 문서 비공개 요청
원고 측 "주민들, 공장가동이 미칠 영향에 대해 알권리 있어"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옛시에 추진 중인 38억7000만 달러(약 5조 원) 규모의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 건설을 둘러싸고 법정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공장 부지 용도 변경을 취소해달라는 주민 소송에 이어, 핵심 증거 자료의 공개 여부를 두고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는 모양새다.
17일 현지 독립언론 '베이스드 인 라파옛(Based in Lafayette)'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퍼듀연구재단(PRF), 웨스트라파옛시는 지난 14일 티페카누 순회법원에 증거 공유(Discovery) 과정에서 수집된 민감 정보의 외부 유출을 막아달라는 보호명령(Protective Order)을 신청했다. 재판 전 증거 조사 단계에서 수집된 영업비밀, 화학물질 목록, 토지협상 내역 등 민감한 정보의 대외 공개를 막고 보호해달라는 요청이다.
피고 측인 SK하이닉스와 웨스트라파옛시 등은 주민 측 변호인이 수집한 증거 자료를 법원 제출 형식으로 인터넷 등에 지속해서 공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청서에서 원고 측 변호인인 톰 윌리엄스가 이 사건과 관련해 수집된 민감한 자료들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톰 윌리엄스는 2건의 소송 중 하나를 주도하고 있는 현지 주민 로라 윌리엄스의 남동생이다.
반면, 원고측 변호인 톰 윌리엄스는 정보 공개가 '주민 안전'을 위한 필수 조치라는 입장이다. 공장 부지가 주거지 한가운데의 최고 수위 공업 지대('I3', Heavy Impact)로 재지정된 만큼, 저장·배출되는 위험 물질과 공장 가동이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민들이 알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미 정부 기관이나 제3자에게 제출된 정보는 영업비밀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톰 윌리엄스는 "(SK하이닉스 생산 기지의) 새로운 용도 지역 등급인 I3는 통합용도지역조례에서 '영향력이 강력함'으로 정의돼 있다"며 "대중은 그 영향이 무엇인지, 누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권리가 있다"고 피고 측 변호인단에 밝혔다.
이번 소송의 본 재판(Bench trial)은 오는 12월 1일 열릴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6월 현지 주민들은 SK하이닉스, 웨스트라파옛시 당국, 퍼듀연구재단 등을 상대로 2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SK하이닉스 공장 부지를 공업 지역으로 용도 변경하는 과정에서 환경 및 산업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했는지 여부를 다투는 소송이다. 용도 변경 결정을 뒤집고 공사를 중단시키는 것이 원고 측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웨스트라파옛에 38억7000만 달러를 투자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생산하는 반도체 패키징 생산 기지와 연구·개발 시설을 건설하겠다고 2024년 발표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법(칩스법)에 따라 최대 4억5000만 달러(약 6354억 원) 규모의 직접 보조금과 5억 달러(약 7060억 원)의 대출을 지원하기로 한 건설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그간 현장 타설 작업 등을 진행해왔다. 오는 27일에는 공장(팹) 착공식을 연다. 2028년 하반기부터 인디애나 팹에서 HBM을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KPI뉴스 / 김덕련 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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