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중증환자 절반 가까이 '처치 없이' 이송…해경 전담조직 조차 없어

장영태 기자 / 2026-10-08 14:23:08
해경 함정·파출소 10곳 중 7곳꼴로 1급 '응급구조사' 없어
해경 수색구조과 직원 1명이 전국 해양경찰 구급업무 총괄

해상 응급처치가 환자의 생명줄인데도 불구하고 해양경찰이 해상과 도서 지역에서 이송한 4대 중증 응급환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이송 과정에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 [임미애 의원실 제공]

 

환자 이송을 주로 맡는 함정과 파출소 10곳 중 7곳에는 1급 '응급구조사'가 배치되지 않아 해상 구급 인력과 조직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실에 따르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분석 결과 2023년 해경이 이송한 4대 중증환자(심정지·중증외상·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의 응급처치 시행률은 55.4%였다.

 

중증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4.6%가 응급처치 없이 이송된 셈이다.

 

해경이 이송하는 환자는 소방 구급대가 이송하는 환자보다 중증환자 비중이 높다. 해양경찰청이 발주한 연구용역 '해양 구급 체계 정립을 위한 구급 활동에 관한 정책 연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전체 이송 환자 중 4대 중증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해경이 연평균 20.1%로, 소방의 17.2%보다 2.9%p 높았다.

 

초기 대응이 중요한 중증환자의 비중이 높은 만큼 이송 중 처치 공백이 환자의 생명과 예후에 미치는 위험도 크다.

 

해상 응급환자 이송에는 구조대와 항공대, 민간 해양재난구조대, 소방청도 참여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해경 함정과 파출소가 담당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해상 응급환자 이송 실적 9622명 가운데 함정이 3680명, 파출소가 3662명을 이송해 전체의 76.3%를 차지했다.

 

그러나 1급 응급구조사가 배치된 함정은 전체 194척 중 26.3%인 51척에 불과했고 파출소도 97곳 중 28.9%인 28곳에 그쳤다. 인력 부족은 해경이 갖춘 응급의료 장비의 활용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해경은 응급환자에게 신속한 응급처치를 하기 위해 2008년부터 함정과 육상 의료 기관을 화상으로 연결하는 '해양원격응급의료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함정 194척 중 164척이 이 시스템을 갖췄다.

 

그러나 164척 중 113척에는 1급 응급구조사가 없어 의료진과 연결되더라도 현장에서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할 인력이 없는 실정이다.

 

긴 이송 시간을 고려하면 전문 인력 부재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해경의 응급환자 평균 이송 시간은 약 2시간이며 파출소 연안구조정을 통한 이송에도 약 1시간이 소요된다. 심정지·뇌졸중·심근경색처럼 초기 처치가 생사를 좌우하는 환자가 장시간 전문적인 처치를 받지 못할 수 있는 구조다.

 

구급 업무를 총괄할 전담 조직도 없다. 해양경찰청 본청에는 구급 전담 부서가 설치돼 있지 않아 수색구조과 직원 1명이 전국 해양경찰의 구급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지방해양경찰청과 해양경찰서에도 구급 담당자가 각각 1명씩 지정돼 있지만 이들 모두 1급 응급구조사가 아닌 비전문 인력인 것으로 확인됐다.

 

임미애 의원은 "해상과 도서지역은 병원까지 이송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현장의 응급처치가 곧 생명줄"이라며 "응급환자가 적시에 전문적인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해경의 해상 응급의료 인력과 운영체계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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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태 / 전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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