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고차시장 장악한 한국차…현대·기아, '왕좌' 굳혔다

유충현 기자 / 2026-06-23 14:46:59
5월 러시아 중고차 시장 1·2위 기아 리오, 현대 쏠라리스
러·우 전쟁 후 현대차그룹 철수…현지기업이 공장 돌려 생산
토종 '라다' 제치고 단일 모델 정상…철수 후에도 독보적 인기

현대자동차와 기아(현대차그룹)가 러시아 현지 공장 철수 후 러시아 중고차 시장을 장악하며 독보적 위상을 굳혔다. 기아 리오와 현대 솔라리스가 지난달 러시아 중고차 시장에서 판매량 1·2위를 차지했다. 두 모델 모두 현대차·기아가 러시아에서 생산을 철수한 차종이다.

 

23일 러시아 시장분석기관 아브토스타트(Autostat)에 따르면 지난 5월 러시아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 1위와 2위는 모두 한국차가 차지했다기아의 대표 소형차 리오(Rio)가 한 달간 총 9935대 판매되며 베스트셀러 왕좌에 올랐고, 현대 쏠라리스(Solaris)9879대로 뒤를 바짝 쫓았다러시아 전통의 강자인 토종 브랜드 라다(Lada)는 9593대 팔렸다. 솔라리스는 현대차가 러시아 현지 기후에 맞춰 개발한 소형차로, 국내 모델 '액센트'를 현지화한 버전이다.  

 

▲ 현대자동차 '솔라리스'. [현대자동차 제공]

 

철저한 현지화가 만든 '신차 인기의 부메랑'

 

현대·기아가 이처럼 중고차 시장의 강자가 된 것은 과거 신차 시장에서 쌓아 올린 탄탄한 기반 덕분이다현대 쏠라리스와 기아 리오는 한국 모델을 그대로 수출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혹독한 겨울철 기후와 척박한 도로 환경에 맞춰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공장에서 맞춤 생산한 '러시아 전략형 모델'이었다

 

뛰어난 가성비와 탄탄한 내구성을 바탕으로 2010년대 중반부터 러시아 신차 시장에서 수입 브랜드 1위를 독식했고, 특정 시기에는 토종 브랜드 '라다'마저 꺾고 신차 판매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당시 신차 시장에서 압도적 인기로 판매되었던 수많은 차량이 몇 년의 주기를 거쳐 중고차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자연스럽게 중고차 시장의 베스트셀러 매물로 전환된 것이다.

 

-우 전쟁 이후 신차 부재가 가져온 역설적 풍선효과

 

공장 철수로 신차 공급이 끊겼음에도 불구하고 중고차 시장에서 한국차의 인기가 치솟는 것은 역설적인 풍선효과로 해석된다현재 러시아 신차 시장은 중국산 브랜드들이 대거 진입해 메우고 있으나, 비싼 가격과 내구성 검증 미비로 인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완벽히 얻지 못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수년간 성능과 내구성이 검증되었고, 러시아 전역에 차량이 많아 부품 수급 및 정비가 비교적 원활한 현대 쏠라리스와 기아 리오는 가장 합리적이고 안전한 선택지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이들 두 차종을 생산해 왔다. 그러던 중 2022년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2023년 12월 현지 업체 AGR 오토모티브(아트파이낸스)에 공장을 1만 루블(약 14만 원)에 매각하며 철수했다. AGR그룹은 2024년 2월부터 솔라리스·기아 리오 등 기존 모델명을 유지한 채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이 공장에 대한 재매입 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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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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