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주문금액 없이 운영…누적 매출 1700만 원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는 여전히 갈등중
"이커머스와 역차별" vs "골목상권 무너진다"
이커머스 중심으로 확산된 새벽배송에 전통시장도 뛰어들었다. 울산 학성새벽시장은 인근 아파트 주민에게 최소 주문금액과 배송비 없는 새벽배송 서비스로 새 판로 개척에 나섰다.
29일 학성새벽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매주 월~토요일 하루 평균 40여 건의 새벽배송을 처리하고 있다. 이날까지 누적 매출액은 1700만 원이다.
학성새벽시장은 농수산물 중심의 도·소매시장이다. 그동안 지역 음식점과 소매점 등 자영업자가 주요 고객이었지만, 기존 거래가 줄면서 일반 가정으로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새벽배송을 도입했다.
서비스는 학성새벽시장유통협동조합이 운영한다. 고객이 전용 사이트에서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집 앞에 상품을 배송한다. 최소 주문금액이 없어 소액 상품 한두 개를 구매해도 배송비를 내지 않는다.
배송 대상은 시장 인근의 260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 한 곳이다. 전국이나 광역권을 대상으로 하는 이커머스와 달리 가까운 지역의 주문을 모아 배송하는 방식이다. 시장 측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 다른 아파트 단지까지 배송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상인회에 따르면 재주문율은 약 50%다. 다만 초기 고객의 호응이 안정적인 사업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배송 지역이 넓어지면 이동 거리와 운영비도 늘어나는 만큼, 소액 주문에 대한 무료배송을 지속할 수 있는 비용 구조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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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
전통시장의 배송 서비스 확대와 별개로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규제 완화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영업시간 제한을 받는 대형마트 점포를 온라인 주문 상품의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다.
현재도 별도 물류센터를 통한 새벽배송은 가능하다. 그러나 규제 대상 점포는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심야에 상품을 골라 포장하고 출고하는 데 제약을 받는다.
대형마트 업계는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시장이 재편된 상황에서 점포를 활용한 새벽배송을 제한하는 것은 이커머스와의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소상공인 단체들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배송 경쟁력이 커지면 동네 슈퍼와 골목상권의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대·중소 유통업체 간 상생방안을 조율하고 있지만 이해관계자들의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대형마트 새벽배송, 누구를 위한 규제 완화인가' 토론회에서 조근상 산업통상부 유통물류과장은 특정 기업에 혜택을 주기 위한 제도 개편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온라인 시장의 경쟁 여건과 대·중소 유통업체의 상생을 함께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대형마트 규제를 완화하면서 소상공인에 플랫폼 활용과 배송비용 전반을 보조해주는 쪽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온라인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어서 새벽배송을 무조건 규제하는 것은 시대 역행적"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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