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이 남긴 우려

안재성 기자 / 2026-05-21 16:39:58
세금도 떼기 전인 영업이익 'N%'를 노동자가 나눠가지는 게 옳은가
기업 이익 줄어 주가 하락 요인…결국 가장 큰 피해는 주주들에게
삼성전자 직원, "배 아파하지 말라" 조롱…주주, 법적 조치 예고

파국은 면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이 실패하면서 한때 파업으로 이어지는 듯했지만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며 직접 중재에 나섰다. 지난 20일 오후 10시 44분쯤 극적으로 노사 협상이 타결됐다.

 

비록 '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으나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이 우리 사회에 남긴 우려는 크다.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자들이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좋은데, 그것도 적정한 선이 있다"며 "세금도 떼기 전인 영업이익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매출에서 비용을 뺀 수치를 영업이익이라 한다. 여기에 영업외손익을 가감하면 세전이익이 나온다. 세전이익에서 법인세를 제하면 순이익이다. 주주는 순이익 일부를 배당받는다.

 

영업이익의 'N%'를 노동자들이 나눠가지는 풍토가 고착화되면 주주도 손해고 국민 전체적으로도 손해다.

 

이미 여러 기업 노동자들이 영업이익의 N%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으로 달라며 파업했다.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의 30%를, 카카오는 13~14%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 1등 기업'인 삼성전자의 노조가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으로 받아내는 임금협상에 성공했으니 이런 바람은 더 거세질 위험이 높다.

 

이 대통령이 지적했듯 이는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것이다. 이미 많은 연봉을 받는 대기업 노동자들의 "영업이익 N%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가 과연 합당한지에 대해 갑론을박과 사회적 갈등이 심해질 전망이다.

 

특히 주주들의 손해가 막심하다. 먼저 순이익이 주니 배당도 감소한다. 또 영업이익 N%를 성과급으로 떼 가는 구도 고착화는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성과급이 매년 반복되는 비용 증가 요인으로 굳어지면 해당 기업의 증권사 목표주가가 10~15% 정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2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목표주가를 기존 210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하향조정하면서 "파업 및 성과급 이슈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당연히 주주들은 화가 난다.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주주총회 결의 없이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건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잠정합의를 비준·집행하는 이사회 결의가 상정될 경우 무효 확인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잠정합의안에 찬성한 이사 전원을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 대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했다.

 

향후 영업이익 N%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기업이 늘어날수록 주주와 노동자 대립도 격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와중에 자신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장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과급 상세액을 표로 만들어 올린 뒤 "배 아파하지 말라"며 조롱했다.

 

서로가 서로를 조롱하고 삿대질하면서 소송이 난무하는 사회, 그런 미래가 닥칠까 우려스럽다.

 

▲ 안재성 경제 에디터.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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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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