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오르고 이틀에 반납…시장은 아직 금리에 발목 잡혀 있다"
"AI 반도체 사이클은 안 꺾였다…관건은 자사주 매입·소각"
"본격 반등은 아직…현금 들고 9~10월 이벤트 지켜볼 때"
주식시장 본격 반등이 아니었던 건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닷새간 오름세이던 주식시장이 이틀 만에 상승분을 상당부분 반납하면서 주춤하는 모습이다.
반도체는 여전히 주도주인 걸까. 지금이 매수 타이밍일까. 양해정 코어16 부대표는 "반도체는 여전히 주도주이지만 반도체 쏠림에서 벗어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때"라고, "매수 타이밍이기는 하지만 본격 반등은 바닥을 더 확인한 뒤"라고 말했다.
양해정 부대표는 19일 KPI뉴스·kbc광주방송·강관우의 의식주주 3자 콜라보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뉴돈'에 출연해 요즘 증시 흐름을 이렇게 진단했다. 강관우는 독립리서치사 더프레미어 대표로, 'K-증시혁명' 저자다.
"본격 반등 아니다…8월 말~9월 빅이벤트 대기 중"
강관우 대표가 "장이 쭉쭉 빠지면서 어제까지 좋았던 심리가 하루 만에 꺾인 느낌"이라며 반등 여부를 묻자, 양 부대표는 "시장이 이른바 'W자'나 '삼중바닥'처럼 여러 차례 저점을 확인하는 흐름을 기다리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잭슨홀 미팅, 엔비디아 실적,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본은행(BOJ) 결정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 시장이 방향을 못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대표는 한미 연합훈련 축소 협상 지연, 관세 압박 가능성 등 지정학 변수까지 겹쳐 "반도체 자체의 호재가 외부 변수에 눌려 있다"고 짚었다.
"결국 진짜 변수는 금리"
양 부대표는 최근 하락의 근본 원인으로 금리를 지목했다. "미국 10년물 실질금리가 시장을 무너뜨릴 수준은 아니지만 계속 오르고 있고, 30년물까지 흔들리는 게 부담"이라는 것이다. 미국 재정적자 확대로 국채 발행이 느는 가운데 빅테크들까지 대규모 회사채를 찍으면서 채권 수요가 국채와 회사채로 양분되고, 일본·중국 등 국채 보유국의 추가 매수 여력도 크지 않아 장기물 위주로 '텀프리미엄'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 5%대 중반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금리 상승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이어져 반도체·AI 인프라주가 먼저 조정받았다는 분석이다. 양 부대표는 "할인율이 높아지면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캐펙스(자본지출)를 쓰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고, 금리가 높게 오래 가면 캐펙스 위축으로 이어져 주가 발목을 잡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상승분 차익실현 성격도 있다"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가 저항선에서 재차 밀린 점을 들었다.
"그래도 AI 반도체 사이클은 안 꺾였다"
양 부대표는 AI 반도체 산업의 성장 동력은 훼손되지 않았다고 봤다. "앤트로픽 매출이 전년 대비 7배로 크게 늘었는데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이유로 실망 매물이 나왔을 뿐, 코덱스·클로드 등 AI 코딩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저비용 AI 모델을 내놓으며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 우려가 나왔지만, 중국도 경쟁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계속 짓고 있어 투자 규모가 줄기는 어렵다고 봤다.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채택 저울질에 대해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려는 성격이 강하다"며 "미국 정부가 공급망 진영 선택을 압박하는 만큼 중국 메모리가 미국 시장을 실질적으로 잠식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주주환원…상법 개정 잊지 말아야"
두 사람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크게 조정받았지만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라고 봤다. 양 부대표는 "삼성전자는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역사적 바닥권"이라며 "투자자들이 기다리는 건 결국 주주환원"이라고 말했다. 올해 코스피 상승 동력이 반도체 실적뿐 아니라 상법 개정에 따른 주주환원 기대에도 있었는데, 최근 반도체 업황에 관심이 쏠리며 이 부분이 다소 잊혔다는 지적이다.
강 대표는 SK하이닉스가 최근 40조 원 규모 ADR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점을 거론하며 "신주 발행 대신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K스퀘어의 중복상장 구조와 자회사 솔리다임 밸류에이션 논란도 짚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이익의 상당 부분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쓴다면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일 강력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이 내년 1분기 무렵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과 주주환원 기대가 겹치는 시점에 전고점 재도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편중 풀린다…화장품·조선·전력·은행으로 분산"
두 사람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총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만큼, 일부 자금만 옮겨가도 화장품(콜마 등)·라면(삼양식품)·조선·전력기기 등 저평가 종목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실제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 종목도 적지 않았다.
코스닥은 정부가 추진하는 '1부 리그' 개편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개편과 비슷한 재평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이자마진이 확대되는 은행·보험·정유주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양 부대표는 "9월 들어 배당을 노린 외국인 자금이 은행·보험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며 "중간선거 전에 서두르기보다 9~10월쯤 시장이 안정을 찾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예측보다 중요한 건 현금과 원칙"
끝으로 두 사람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레버리지 상품과 몰빵 매수를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양 부대표는 "바닥은 대개 한 번에 확인되지 않고 이중, 삼중으로 다져지기 때문에 현금 비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현금 비중과 손절 기준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투자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FOMC 등 이벤트를 지켜보며 현금 비중을 조절하고, 반도체 외에도 성장이 꺾이지 않은 업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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