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800 거품 아냐…실적이 뒷받침된 주가"
"금리 상승·소비 둔화 땐 증시 충격 가능성"
"가파르게 상승할수록 현금 비중 확대해야"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9000선에 근접했다. 하지만 시장 기대는 이미 1만 이상을 바라본다. 하지만 상승 속도만큼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하락에 대비해야 하나.
김한진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시장은 '쏠림'과 '광속'이라는 두 키워드로 요약된다"며 "이런 장은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매크로'(거시경제 분석)를 기반으로 증시 사이클을 진단해온 전문가다. 단기 테마보다 이익 구조와 금리 환경에 집중하는 시각으로 시장 방향성을 읽어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1일 KPI뉴스·kbc광주방송·강관우의 의식주주 3자 콜라보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뉴돈'에 출연해 급등하는 K-증시에 대한 진단과 경계 기준을 제시했다.
"코스피 8800 거품 아니다, 하지만 속도는 문제"
김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증시를 '실적 장세'로 규정했다. 코스피 전체 이익 기여도의 50% 가까이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PBR(순자산 대비 주가 비율)도 20년 평균인 10.5~11배에 비해 현재 8.5배 수준으로 오히려 낮다"며 "이익이 거짓말이 아닌한 거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로 5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전년 대비 680% 급등했고,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2%를 넘어섰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증가율도 700%를 웃돌 것이란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속도에 대한 경계는 분명히 했다. "주가가 특정 종목으로 쏠려 급등하면 시장은 어느 지점에서 탈선한다"는 것이다. 나스닥 100이 PER(수익 대비 주가 비율) 100~150배에서 터진 것과 달리, 지금처럼 밸류에이션이 합당한 구간에서의 조정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미장 탈출은 지능순?..."수익률보다 변동성을 보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미장 탈출은 지능순'으로 바뀐 지 오래다. 한국 증시로 자금이 몰리면서 미장과 국장 중 어디에 베팅해야 하느냐는 질문도 커지고 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5년 수익률은 단언하기 어렵지만, 변동성은 국장이 훨씬 클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S&P 500은 상위 10개 종목이 분산해서 지수를 떠받치고 있는 반면, 코스피는 사실상 두 종목이 지수의 절반 가까이를 좌우한다. 그만큼 반도체 사이클 한 번에 지수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투자자라면 국장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면서도 "그 전제가 '실적의 지속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5% 넘으면 실적도 못 버텨"
그가 꼽은 최대 위험 요인은 금리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금리 인상 시그널을 켠 데다, 미국도 고유가·재정적자 확대로 시장금리가 꿈틀대고 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국채 금리가 5%를 넘으면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시장이 한 번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질 가처분소득이 줄고 있어 가을 이후 미국 소비 지표가 꺾일 가능성도 주목했다. AI 분야 해고가 늘고 있고, 물가 대비 명목 소득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점도 복합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향후 5년 코스피 예상 범위로는 7000~1만3000을 제시했다. "코스피 1만 시대는 온다"는 전망이지만 조건이 있다. 삼성·하이닉스의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반도체 사이클 하강 이후에도 15%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가파르게 오를수록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
김 이코노미스트가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게 남긴 말이다. 코스피 1만을 향한 기대가 커질수록, 금리라는 잣대를 손에서 놓지 말라는 조언이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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