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브라질 자회사 파산에 불똥…현지 법원 "채무 짊어져야"
서승재 기자
seungjaeseo@kpinews.kr | 2026-05-13 07:20:25
현지 채권자들, 한국 본사 자산으로 1970억원 회수 추진
포스코이앤씨(POSCO E&C) 브라질 법인(PEB) 파산의 불똥이 한국 본사로 튀었다. 현지 법원이 한국 본사의 자산을 파산 절차에 포함하도록 명령하면서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 법률 전문 매체인 호타(JOTA)에 따르면, 세아라(Ceará)주 기업·파산 전문 제3법원은 지난 11일 포스코이앤씨 한국 본사를 브라질 법인 파산 절차에 포함하도록 명령했다.
재판을 담당한 다니엘 카르발류 카르네이루(Daniel Carvalho Carneiro) 판사는 포스코이앤씨 한국 본사와 브라질 법인 사이에 재산 혼용과 법인격 남용이 있었다며, 법인격 부인 절차 개시를 명령했다. 법인격 부인은 법인과 주주·경영진 간의 재산 분리 원칙을 특정 상황에서 배제해, 부정행위나 미변제 채무에 대해 관련자가 개인 재산으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적 장치다.
이번 결정은 가처분 형태로 내려졌으며, 판사는 포스코이앤씨 한국 본사에 소송 사실을 통보하기 위한 자료 수집도 함께 지시했다.
판사는 결정문에서 △자산의 계획적 회수 △포스코이앤씨 한국 본사가 통제하는 제한적 자금 지원에의 의존 △파산 법인 재산 범위 내 자원 미유지 등을 근거로 들며, 실제 피해 발생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에 제출된 내부 이메일과 대화 기록은 포스코이앤씨 한국 본사가 브라질 법인의 결제 승인과 은행 계좌 인출, 채권자 피해를 목적으로 한 법률·재무 전략 수립에 직접 관여했음을 보여준다고 판사는 밝혔다. 자금의 신속한 인출과 파산 절차상 법원의 자산 동결 조치를 피하기 위한 지시까지 포함됐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포스코이앤씨 브라질 법인은 지난 2025년 자진 파산을 신청했다. 당시 보유 자산은 109.80헤알(이날 기준 3만3381원), 신고된 부채는 6억4400만 헤알(약 1970억 원)이다. 채권자 목록에는 세아라주 지역 기업들, 브라질·한국 출신 전 직원들, 서비스 제공업체를 비롯해 연방 세무청·국세청·사회보험기금(INSS) 등 공공기관도 포함돼 있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한 변호사가 포스코이앤씨 브라질 법인에 법률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그는 계약 일방 해지 위약금·성공보수·임원 부당 취득 금액 등을 합쳐 420만 헤알(약 13억 원) 이상의 채권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포스코이앤씨 한국 본사가 대출로 위장한 자금 지원을 통해 브라질 법인을 사실상 직접 경영했으며, 브라질 법인의 파산 신청 자체도 한국 본사가 사전에 기획한 것이라는 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포스코 채권자 국제협회(AIC-Posco)의 프레데리코 캄펠루(Frederico Campelo) 회장은 "이번 결정으로 브라질 법인이 남긴 채무 해소의 가능성이 확대됐다"며 "포스코이앤씨 본사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 브라질 법인은 한국 본사가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측의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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