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원 발암물질, 기준치 5배'…롯데케미칼 美 법인 피소

서승재 기자

seungjaeseo@kpinews.kr | 2026-05-20 07:55:39

지역 수자원공사, PFAS 오염에 대한 손해배상·정화 요구
자연 상태에서 분되지 않아…'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물질
미국 환경청 "저체중 출산·유산·신장암·간암 등의 원인" 경고

롯데케미칼의 미국 현지 법인이 발암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 오염으로 식수원을 훼손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앨라배마주 리 카운티(Lee County)에 있는 로차포카 수자원공사(Loachapoka Water Authority, Inc.)와 CPR 웰(CPR Well, LLC)은 지난 13일 앨라배마 연방지방법원에 롯데케미칼 앨라배마 법인(Lotte Chemical Alabama Corp.)을 비롯해 3M, 듀폰, 다이킨 등 16개 화학 기업들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오염 정화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로차포카 수자원공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공공 수자원 기관이다. CPR 웰은 지하수 우물 공동 운영 업체다.

 

소장에 따르면, 이들이 관리하는 지하수 우물인 '레이놀즈 우물(Reynolds Well)'을 검사한 결과, 미국 환경청(EPA)이 정한 법정 기준치(4ppt)의 최대 5배에 달하는 최고 19.4 ppt의 과불화옥탄산(PFOA)이 검출됐다.

 

PFAS는 기름과 물을 동시에 튕겨내는 특성 덕분에 금속 도금·자동차 부품·섬유 등 다양한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쓰여온 합성 화학물질군이다. 자연 상태에서 사실상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로 불린다. 

 

이 물질은 저체중 출산·유산·신장암·간암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EPA은 경고하고 있다. EPA는 2024년 PFAS의 대표 물질인 PFOA와 PFOS의 식수 기준치를 4ppt로 확정하고, 두 물질을 유해물질로 공식 지정해 오염 유발 기업에 정화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소장에서 롯데케미칼 앨라배마 법인은 오번(Auburn) 시에서 자동차용 플라스틱 및 화학 제품 제조 공장을 운영하며 이 같은 오염을 유발한 'PFAS 사용자 피고'로 적시됐다. 로차포카 수자원공사와 CPR 웰 측은 3M과 듀폰 등 화학 대기업들이 유해성을 알면서도 PFAS를 생산해 공급했고, 롯데케미칼 앨라배마 법인을 포함한 현지 제조 공장들은 이를 공정에 사용하며 산업폐수 등을 통해 무단 배출해 식수원을 오염시켰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또 소장에서 PFAS가 자연 분해되지 않고 인체에 축적되는 치명적인 독성 물질이라는 점을 피고들이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부주의하게 방출했다며, 과실(Negligence) 및 사유지 침해(Trespass)를 청구 원인으로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을 청구했다. 또 일반 정수 처리 시스템으로는 PFAS를 걸러낼 수 없는 만큼, 최첨단 영구 여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보수하는 비용 일체를 피고들이 연대하여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롯데케미칼 앨라배마 법인은 오번시에서 자동차용 플라스틱 및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롯데그룹 계열사로, 전신은 한남석유화학 산하의 HPM 앨라배마 코퍼레이션이다.

 

롯데케미칼 앨라배마 법인 외에 자동차 디스크 브레이크 제조업체인 CNJ, 금속 가공·분말 도장 업체인 케이씨솔텍(K.C. Sol-Tech) 등 현지 중소 제조업체 2곳이 제조 공정에서 PFAS 함유 물질을 사용·방류해 인근 지하수를 오염시켰다는 이유로 함께 피소됐다.

 

3M과 듀폰은 2023년 전국 공공 상수도 시스템을 대상으로 한 PFAS 집단소송에서 각각 약 100억 달러, 약 11억 8500만 달러에 합의했다. 로차포카 수자원공사와 CPR 웰은 이 집단합의에서 탈퇴해 개별 소송을 선택했다.

 

KPI뉴스 / 서승재 기자 seungjaese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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