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K-철강 관세 '환송 명령'…법원 "상무부 근거 부족"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04-21 06:55:57

포스코·정부 공동 대응 승기…美 '보조금 리스크' 해소 국면
美 국제무역법원 "상무부의 논리는 자의적이고 증거 부족"

미국 상무부(DOC)가 한국산 철강 제품에 부과해 온 상계관세(CVD)의 핵심 논리가 미 사법부에 의해 잇따라 부정당하면서, 한국 철강업계가 대미 수출의 큰 걸림돌이었던 보조금 리스크를 해소할 결정적 국면을 맞이했다. 

 

글로벌 법률 전문 매체 로360(law360)은 20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미 상무부가 한국 철강 수출업체가 정부의 전기 보조금 혜택을 받았다는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더욱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재심사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상무부가 주장해 온 '전기요금 및 탄소배출권 보조금' 논리가 법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으로 풀이된다. 

 

▲ 미국 상무부 본청 전경. [미국 상무부 제공]

 

이번 소송은 포스코와 우리 정부가 미국 상무부를 상대로 공동 제기한 것으로, 민관이 협력해 미국의 불합리한 통상 압박에 대응해 거둔 법적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판결문에 따르면, CIT의 제인 레스타니(Jane A. Restani) 판사는 2025년 8월 8일, 상무부의 한국산 탄소·합금강 후판(CTL Plate)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이 부적절하다며 사건을 상무부로 돌려보내는 '환송(Remand) 명령'을 내렸다.

 

'환송'이란 하급 기관의 결정에 법적 오류가 있으니 이를 다시 검토하여 수정 보고하라는 강력한 사법 조치다. 이번 명령은 상무부가 그동안 한국 철강업계를 압박하기 위해 사용해 온 관세 부과 논리가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당시 법원은 환송 명령을 내리며 상무부에 60일 이내에 법원의 지적 사항을 반영한 재심 보고서(Remand Results)를 제출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이후 약 8개월간 상무부의 보고서 제출과 이에 대한 포스코 및 우리 정부 측의 반박 의견 제출 등 치열한 법적 공방이 이어져 왔다.

 

2026년 4월 현재, 이 이슈가 다시 급부상한 이유는 상무부가 제출한 재심 결과에 대한 법원의 최종 승인 및 관세율 조정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무부가 법원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할 만한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대폭 낮아지거나 아예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의 2025년 8월 8일 판결문(Slip Op. 25-100). 제인 A. 레스타니 판사는 한국산 탄소 및 합금강 후판에 대한 미국 상무부의 상계관세 행정심판 결과에 대해 '증거 부족'으로 환송 명령을 내렸다. [CIT 제공]

 

법원은 상무부가 전기요금 혜택을 받은 산업을 정의하면서 철강 산업을 무관한 산업군과 억지로 묶어 분석한 것을 두고 '자의적(unreasonably)'이라고 규정했다. 단순 다소비 업종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보조금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또한 상무부는 무상 할당된 탄소배출권을 '정부가 포기한 세입'으로 간주했으나, 법원은 이것이 기업이 당연히 납부해야 할 의무를 면제해 준 것이 아니므로 상계관세 요건인 '재정적 기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환송 판결은 단순히 특정 제품의 관세를 넘어, 미국 무역 당국이 한국의 에너지 정책을 보조금으로 몰아세우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상무부가 법원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할 새로운 증거를 찾기 어려운 만큼, 이번 결과가 향후 다른 철강 품목 소송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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