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장동혁 '징계 정치' 역풍…침몰하는 제1야당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7-07 16:41:50
정점식 "윤리위 징계, 국민·당원·의원 수긍할 수준 돼야"
조경태, 張 제소할 방침…張 마이웨이, 중징계 시나리오
내분, 野 견제력 저하·민심 상실로…지지율 하락은 징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징계 정치'가 거센 역풍을 부르고 있다. 타깃으로 지목된 친한계만 반발하는 게 아니다. 소장파는 물론 중진, 당권파에서도 불만과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비당권파에겐 징계 정치에 대한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다. 버티는 장 대표를 끌어내릴 힘도 없다. 장 대표는 마이웨이다. 사퇴를 피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결국 퇴로 없는 내분이 끝없이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
집권세력을 견제하는 게 제1야당의 가장 큰 책무다. 그러나 집안 싸움이 정리되지 않으면 대여 투쟁의 동력은 떨어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제1야당이 '장동혁 리스크'로 침몰하는 형국이다.
국민의힘 초재선 모임 '대안과 미래'는 7일 조찬 모임을 갖고 "장 대표가 주도하는 징계를 통한 뺄셈 정치는 정적 제거,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다수 국민의 인식에 반하는 행위를 지속할 시에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장 대표가 '기강 확립'을 공언한 뒤 윤리위가 의원 수십 명에 대한 징계 요구안 심의에 착수하자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윤리위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6·3 지방선거 전후로 당원 등이 제출한 징계 요구안 약 70여건을 검토했다. 징계 대상으로는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선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를 도운 친한계 의원 10여 명이 꼽힌다. 장 대표 사퇴를 공개 요구해 온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도 거론된다. 장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해당 행위에 대해선 당헌·당규를 개정해서라도 복당을 영구 금지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대안과 미래는 "뺄셈 정치는 이미 지방선거 전 사법부 판결로 효력을 잃었다"며 "징계정치를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간사인 이성권 의원이 밝혔다.
윤리위는 앞서 지난 1, 2월 친한계 배현진 의원,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각각 당원권 정지 1년과 탈당 권유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법원은 두 사람 징계에 대해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제동을 걸었다.
최다선인 6선의 조경태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심각한 해당 행위자는 국민과 당원에게 거짓말을 한 장 대표"라고 쏘아붙였다. 조 의원은 "장 대표 본인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사퇴하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징계 정치를 통해 시선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건 굉장히 비겁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장 대표 제소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투톱인 정점식 원내대표도 경계심을 드러내며 신중론을 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징계 절차 개시 여부와 범위, 수위 등이 당원과 의원,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정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과 미래의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에 대해선 "징계 혐의 대상의 수위가 의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정도가 돼야 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징계 정치에 대한 당내 기류는 전반적으로 싸늘하다.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각자 반성해야 하는데, 징계의 칼을 들이대면 또 다른 분란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성일종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개인적 친분 때문에 사적으로 도운 것까지 (윤리위) 토론 대상이 되겠냐"며 "개인적으로 가서 같이 치킨먹고 온 것을 어찌하겠냐"고 반박했다.
지도부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권파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BBS라디오에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징계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친한계에선 고동진·배현진·박정훈·진종오·한지아 의원 등이 윤리위에 제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지난 5월 19일 한동훈 후보와 북구에서 치킨을 함께 먹었다는 이유로 포함됐다고 한다. 대안과 미래 소속 권영진·이성권·김용태·김재섭 의원 등은 대표 사퇴를 요구한 게 징계 청구 사유였다. 징계 1순위는 친한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징계 수위다. 현재로선 당원권 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지는 시나리오가 회자된다. 당권파 내부에선 경징계로 끝나긴 어렵다는 기류가 우세하다.
친한계 의원들에 대한 무더기 중징계가 가시화하면 계파갈등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통제 불능의 내전으로 빠져들면서 심리적 분당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다.
한 의원과 친한계는 장 대표 사퇴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징계 대상자가 된 의원들로서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정면 대응이 불가피하다. 친한계 의원은 "중징계를 내린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원이 배 의원 등의 징계에 제동을 걸었을 때 장 대표는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번에도 유사한 상황이 재연된다면 장 대표는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법적 대응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워 친한계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무소속 후보를 도운 행위에 대한 징계는 배 의원 사례와 달라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인용이 안되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등을 지켜 보수 재건의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쇄신을 외면하고 싸움질만 거듭하면 민심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 당 지지율이 하락 반전한 건 그 징후로 여겨진다.
리얼미터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 3일 전국 유권자 1008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더불민주당은 43.0%, 국민의힘은 40.3%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전주 대비 2.0%포인트(p) 올랐고 국민의힘은 1.7%p 떨어졌다. 국민의힘은 3주 연속 내리막을 탔다. 결국 민주당을 앞섰던 6월 둘째 주 조사 이후 지지율이 다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안에서 역전됐다.
리얼미터 조사는 ARS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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