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6·3선거 판세…희비 엇갈리는 빅샷들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5-21 16:30:52
평택을 조국, 단일화 절실하나 김용남·與, 曺양보 압박
승부처 서울, 오세훈 추격에 공방↑…李대통령도 참전
與 텃밭 전북, 이원택·김관영 접전…정청래 연임 좌우
보수심장 대구, 추경호·김부겸 박빙…장동혁 거취 변수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이 21일 시작됐다. 다음 달 2일까지 13일 동안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한 7800여명 후보들의 열전이 펼쳐진다. 사전투표는 오는 29·30일, 본투표는 내달 3일 실시된다.
주요 관심사인 광역단체장 선거는 16곳, 재보선은 14곳이다. 지난달 만해도 더불어민주당 압승론이 팽배했다. 하지만 판세가 출렁여 전망이 바뀌고 있다. 지난달 30일 '공소취소 특검법' 발의가 계기였다. 이재명 대통령 '셀프 사면' 논란이 번지며 보수표가 결집했다. 여권에게 싸늘한 부동산 민심도 한몫했다.
이번 선거에는 여야 거물 여럿의 운명이 걸려 있다. 재기와 도약을 위해 직접 링에 오른 잠룡들이 우선 꼽힌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다. 또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적 미래가 좌우될 여야 대표가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8월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사퇴 압박에 시달리는 처지다. 6·3 선거 성적표는 둘의 거취에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 흐름이 선거 초반과 달라지면서 빅샷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가장 드라마틱한 선거구는 부산 북갑이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당한 한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시종 흥행 중이다. 보수 재건을 외치는 그가 이기면 '윤 어게인' 노선을 고수하는 장 대표에게 치명적이다.
북갑은 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한동훈 후보의 3자 대결 구도다. 한 후보가 박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할 때는 보수표 분열에 대한 우려로 단일화가 최대 과제였다. 하지만 박 후보도, 장 대표도 부정적이었다. 그런데 한 후보가 지지율 상승으로 하 후보와 2강을 형성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친한계 의원은 이날 "한 후보가 주도권을 잡았다"며 "단일화든, 3자 대결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리서치앤리서치(R&R)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채널A 의뢰로 지난 17~19일 북갑 유권자 500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하 후보 32.9%, 박 후보 20.5%, 한 후보 34.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하, 한 후보 격차는 1.7%포인트(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4%p) 안이다.
보수 단일화를 전제로 한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하, 박 후보가 42.6%, 32.4%였고 하, 한 후보는 37.6%, 44.1%였다. 다자·양자 대결 모두 하·한 후보가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혼전 양상이다. 박 후보 경쟁력은 한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오차범위 안이지만 3자 대결에서 한 후보가 이긴 건 처음"이라며 "지지자에게 엄청난 희망을 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민의힘에선 단일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박수영 의원은 의원 단체 대화방에 "제 지역구 부산 남구가 (민주당에) 10~15%p 이기는 곳인데 지금은 박빙 열세"라며 "중앙당에서 '특단의 조치'로 판을 바꿔주지 않으면 선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박 의원은 반한 성향이 강한 옛 친윤계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여론 추이를 살펴보고 있고 부산 의원들도 중지를 모으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케이스탯리서치가 공개한 여론조사(중앙일보 의뢰로 17~19일 북갑 505명 대상)에선 하 후보 35%, 한 후보 31%, 박 후보 20%로 나타났다. 하, 한 후보 격차는 4%p로 오차범위(±4.4%p) 내다. 양자 대결에서 하, 박 후보는 41% 대 32%였고 하, 한 후보는 38%로 동률이었다. R&R 조사와 거의 비슷한 추세였다.
조 대표가 출마한 경기 평택을 재선거도 전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곳은 5파전이어서 여야 공히 단일화가 승부의 열쇠다. 민주당 김용남, 국민의힘 유의동, 조국 후보가 3강으로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케이스탯리서치 조사(중앙일보 의뢰로 17~19일 평택을 503명 대상)에 따르면 김 후보 29%, 조 후보 23%, 유 후보 17%였다. 자유와혁신 황교안 후보는 7%, 진보당 김재연 후보 4%였다.
범여권 단일화를 전제로 한 양자 대결에서는 김, 유 후보가 47% 대 29%였다. 조 후보가 단일 후보로 나서면 유 후보를 43% 대 31%로 앞섰다.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한 3자 가상 대결에서는 김 후보 30%, 유 후보 25%, 조 후보 23%였다. 다자·3자·양자 대결 모두 김 후보가 다소 우위를 보이는 형국이다. 조 후보로선 불안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가 절실한 조 후보는 "국민의 명령"을 강조하며 의지를 보이나 김 후보, 민주당은 일축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조 후보 양보를 거듭 압박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유, 황 후보 단일화를 재촉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관위원장을 지낸 박덕흠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승리 가능성을 들어 "잘 추진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선 서울이 최대 승부처다. 국민의힘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정원오 후보에게 밀렸으나 점차 격차를 좁히고 있다. 박빙의 대결이나 정 후보 우세를 보이는 여론조사가 혼재해 판세 단정이 쉽지 않다.
민주당이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를 거당적으로 문제삼으며 오 후보를 거세게 때리는 건 선거가 녹록지 않음을 반영하는 대목으로 비친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도 참전했다.
이 대통령은 엄정한 실태 파악과 철저한 안전 점검을 할 것을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에 지시했다고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밝혔다. 국민의힘은 "관건선거"라고 반발했다. 오 후보가 수성하면 차기 대권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전북은 민주당 텃밭인데도 격전지로 떠올랐다. 현역 지사로서 무소속 출마한 김관영 후보가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접전을 펼치고 있어서다.
한길리서치가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새전북신문 의뢰로 16, 17일 전북 거주 유권자 1001명 대상)에서 김 후보는 42.1%, 이 후보는 40.5%였다. 격차가 오차범위(±3.1%p) 안이다.
지난달 '대리비 지급 논란'으로 제명된 김 후보가 승리하면 '정청래 책임론'이 불가피하다. 김 후보는 "정 대표가 '식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는 친청계 이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나를 제명했다"며 불공정 공천을 주장해왔다. 그런 만큼 선거 결과는 당대표 연임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전북은 당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전날 SBS라디오에서 "정 대표 연임을 저지하기 위해 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김어준씨 유튜브에서 "아무런 조치를 안 하고 지금까지 있었다면 국민의힘이 얼마나 물어 뜯었겠느냐"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지난 일주일 간 전북을 3번이나 찾으며 지원사격에 공들였다. 당에선 "정 대표 눈에는 전북 선거만 보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도 격전지다.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와 접전 중이다. 김 후보가 줄곧 리드해왔는데 추 후보가 보수표 결집으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리얼미터가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TBC 대구방송 의뢰로 18, 19일 대구 거주 유권자 1003명 대상)에선 김 후보 41.7%, 추 후보 46.5%였다. 격차가 4.8%p로 오차범위(±3.1%p) 안이다. 직전 조사(지난달 30일)에선 김 후보 47.5%, 추 후보 39.8%였다. 격차가 7. 7%p로 오차범위 밖이다.
대구는 보수의 심장이다. 장 대표는 서울·부산을 승부처로 짚었으나 대구를 뺏기면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역대급 공천갈등이 패인으로 지목되고 그 책임은 지도부가 져야하기 때문이다.
R&R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0.0%다. 케이스탯리서치 조사도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북갑 13.1%, 평택을 17.3%다. 리얼미터 조사는 ARS방식으로 실시했고 응답률 7.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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