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연일 때리는 與…曺 행보 의도·득실은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9-03 17:24:34
李 "제대로 된 정치 필요"…세제개편 비판한 曺 겨냥
김용남 중용 불만 표출, '유시민 시즌2' 등 여러 해석
의도된 도발·기싸움 성격도…오버했다 매 벌어 失 커
더불어민주당은 3일에도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을 질타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직격한 조 원장에 대한 '응징'이 연일 벌어지는 모양새다. 그만큼 이 대통령의 퇴임 후 유죄 판결을 시사한 조 원장 발언은 도발적이었다. '금기'를 건드린 셈이다.
이날은 김민석 대표까지 나서 쓴소리를 했다. 김 대표는 조 원장에 대해 "지금은 내부를 갈라치거나 거리를 둬서 정국을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큰 진영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지도자 간 포용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TV(민티) 파일럿 방송에 출연해서다.
김 대표는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뿌리는 같고 언젠가는 함께 가야할 수도 있다"며 "부족한 걸 따뜻하게 채워주는 역할을 해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조작기소를 이유로 공소취소를 하려면 조작기소가 확인돼야 한다"고 썼다. 이어 "이를 무시한 채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를 밀어붙인다면 정치적, 법적으로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법리가 뒤집어지지 않는 한 이 대통령 임기 후 재개될 2심 재판에서 유죄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전날 민주당에선 친명계를 중심으로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박선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엇이 그리 맺혔나. 배은망덕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며 불쾌감을 공개 토로했다. 이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조 원장 사면·복권을 단행하며 재기를 도왔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는 게 친명계 시각이다.
하지만 조 원장은 JTBC 인터뷰에서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레드팀 역할을 하는 게 혁신당의 역할"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명비어천가는 대통령과 정부를 망친다' '공소취소를 밀어붙이면 낭패'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를 올리며 마이웨이 의지를 분명히 했다.
'조국 때리기'는 이날도 이어졌다. 허성무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레드팀이란 치밀하게 상호 사전협의가 돼 역할하는 건데, 조 원장 역할은 자처하는 거라 위험성도 동반되고 시기의 문제도 있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적 고독을 화풀이하듯 푸는 것으로 보이면 돌아오기가 힘들어진다"며 자제를 주문했다.
조 원장은 부동산 세제개편안 등 이재명 정부 주요 정책도 저격했다. 정부는 지난달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추는 세제개편안을 내놨다가 최근 철회했다. 조 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과 정부는 상위 1%의 반발에 후퇴했다"며 "총선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과세의 원칙을 접은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이 대통령은 전날 밤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단지 호오가 교차하는 정책선택의 문제일 뿐"이라며 참여연대 등 진보 측 비판을 직접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정책 입장을 바꾸는 것은 부정의이고 고수하는 것은 무조건 옳은 것일까"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특히 "허위에 기초한 선동과 음해, 무조건적 비난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치, 잘하기 경쟁이 꼭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목은 조 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조국혁신당을 '우당'으로 표현한 바 있다. 이런 정당의 실질적 대표에게 허를 찔린데 대해 배신감이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조 원장은 그러나 MBN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저를 겨냥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는 레드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조 원장은 이날 전남광주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비판했다. 그는 "호남반도체 인프라의 동력은 재생에너지여야 한다"며 "정부는 탈원전에서 감(減)원전을 거쳐 증(贈)원전으로 선회하려고 하는데, 잘못됐다"고 단언했다.
조 원장 행보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조 원장이 6·3 국회의원 재보선때 민주당과 충돌하며 쌓인 앙금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조 원장이 출마한 경기 평택을에 김용남 전 의원을 후보로 냈다. 결국 여권 표 분산으로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이 어부지리했다는 게 조 원장 판단이다. 그런데 김민석 대표가 지난달 31일 김 전 의원을 정책위 상임부의장에 중용했다. 조 원장으로선 열이 받을만 한 상황이다. 하루 뒤 '조의 전투'가 시작됐다.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의도적 도발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국혁신당과 조 원장은 6·3 선거에서 참패해 입지와 영향력을 거의 상실했다. 조 원장의 차기 대권 주가는 많이 떨어졌다. 이대로 가다간 2028년 총선을 앞두고 당이 존폐 기로에 놓일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다. 조 원장이나 조국혁신당이나 필요성을 어필할 뭔가가 절실한 형편이다. 여권이 득달같이 발끈하는 걸 보면 조 원장 전략이 일부 먹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오버했다가 매를 벌었다"는 평가가 앞선다.
서용주 맥 정치연구소장은 CBS 라디오에서 "사실상 망국론을 얘기했던 유시민 작가의 시즌2"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를 오래 할수록 경륜과 실력이 늘어야 하는데 조 원장은 퇴행적 정치인의 느낌이 있다"고 꼬집었다.
공소취소 문제는 이 대통령에게 큰 숙제다. 이 대통령 지지율 내림세는 부동산·증시 등 정책 혼선이 주범이다. 그러나 '사법 리스크'로 인한 국정 불신도 큰 몫을 차지한다. 공소취소를 강행하면 '민심 이반→지지율 하락→여권 분열'의 악순환이 뒤따를 수 있다. 조 원장의 레드팀 운운이 전혀 일리가 없지 않다. 공교롭게도 공소 취소론자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때마침 '소신'을 접어 주목된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지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공소 취소는) 공판 유지 담당 검사가 결정할 문제고 후보자로서는 장관 지휘권을 검토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양당의 연대·통합 논의를 앞두고 조 원장이 선제적으로 기싸움을 시작한 것으로도 보인다. 그렇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당권을 잡은 친명계와 지도부에서 조 원장에 대한 반목과 불신이 더욱 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원장이 반명 프레임에 갇혀 정계 개편에서 발목이 잡힐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언론 공지를 통해 "김 대표 발언은 조국혁신당이 양당의 연대를 저해할 수 있는 발언이나 언급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였다"며 경고 메시지임을 분명히 했다.
조국혁신당도 김 대표를 비판하며 맞대응했다. 신장식 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김용남 전 의원 인사에 대해 "대통령의 연대와 통합 메시지에 어긋난다"고 각을 세웠다. 김 대표의 연대·통합 구상에 대해서도 "가치보다 덩치를 키우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가치가 분명하지 않은 덩치 키우기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깎아내렸다.
신 대표는 "남의 우물에서 물 몇 바가지 퍼오는 것으로 구조적 다수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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