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한찬식 임명' 후폭풍…조작기소 특검법 변수되나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6-06-23 17:10:42
靑 "檢개혁 완수 결과 보여줄 인사"…친명계, 비토론 직격
'공소취소 거래설', 지지층서 재소환…韓, 與 내홍 불씨로
與, 특검법 재추진 방침 확인…지지율 하락 등 여건 불리
청와대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 임명의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한 수석이 서울 동부지검장 등을 지낸 검찰 출신이라 지지층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구주류인 친노·친문 진영과 강도 높은 검찰개혁을 요구해 온 강경파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한 수석은 문재인 정부 당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를 지휘하며 김은경 장관과 청와대 신미숙 비서관 등을 기소한 바 있다. 그런 만큼 검찰개혁 최대 쟁점인 보완수사권 폐지를 관철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청와대는 23일 한 수석 임명 의미를 부각하며 비토론을 진화하는데 주력했다. 사안의 민감성을 의식한 신중한 대응으로 비친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일각의 우려에 대해 "검찰개혁의 의지와 능력도 보지만 내부적인 파악 정도도 매우 중요하게 봤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지금 이 논란 이상의 책임을 져야 하는 무게를 가지고 있다"며 "검찰개혁 완수에 있어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책임성 있는 결과로 보여줄 수 있는 인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명계는 이 대통령을 엄호하며 비토론을 직격했다. 김영호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검찰 탄압을 가장 많이 받은 이 대통령이 검찰 출신을 등용한 건 검찰 개혁을 이이제이식으로 풀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건태 의원은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국무위원 인사도 아니고 청와대 참모 인사에 대해 우리 여당 인사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쏘아붙였다. 강경파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 이성윤 최고위원, 친문계 고민정 의원 등을 겨냥한 비판으로 읽힌다.
앞서 추 당선인은 "허탈함이 밀려온다", 이 최고위원은 "유구무언"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고 의원은 전날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초를 겪어야 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청와대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친문계 윤건영 의원도 전날 YTN라디오에서 "한 수석의 화려한 이력들을 보면 '또 정치 검찰에게 배신당하는 것 아니야?'라고 우려하는 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청와대가 그런 부분들까지 귀담아듣고 잘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이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숙제는 '사법 리스크'를 털어낼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잘못된 게 있으면 (공소를) 취소하고 없으면 그대로 하면 되지만 최소한 진상규명은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4월 말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을 특검에 부여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국회 통과를 추진하려다 중단했다.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는 등 역풍이 불었던 탓이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서울 등 6·3 지방선거 전략지 승부에서 민주당이 패한 원인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선거 후 재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건이 녹록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우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40%대로 주저앉은 결과도 있다. 일부 조사에선 오차범위 안이지만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웃도는 '데드크로스'도 발생했다. 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세다. 국정 동력과 함께 특검법 추진력도 떨어진 셈이다. "집권세력이 대통령 재판을 없애려 한다"는 부정적 여론을 넘으려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고공비행하던 예전 수준으로 회복해야한다는 의견이 적잖다.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에도 특검법 추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확인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되면 곧바로 숙의나 논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수석 임명이 내홍의 불씨로 작용하며 변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안 그래도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폐를 놓고 당청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예외적으로 필요하다"고 거듭 밝혔으나 정청래 대표는 '전면 폐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 수석에 대해선 친명·비명 간 계파갈등 조짐이 가시화하고 있다. 특검법 추진을 위해선 여당의 단일대오가 필요하다. 야당의 강력한 저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투쟁의 전운에 휩싸여 있다. 한 수석 인선으로 전선이 추가된 격이다.
특히 당 전통 지지층에서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이 재소환되며 여당의 정치적 부담은 가중됐다. 친여 유튜버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딴지게시판 등 일부 여권 성향 커뮤니티에는 공소취소 거래설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한 수석을 통해 검찰에 보완수사권 유지를 대가로 공소취소를 얻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당초 공소 취소 문제를 조용히 '사부작사부작' 해결하길 원했는데, 당이 전면에 나서 시끄럽기만 하니 엄청나게 화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이번엔 한 수석이나 법무부를 통해 소리나지 않게 진행하려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공소 취소와 보완수사권이 절충될 개연성이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1심 법원이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가 제기한 '연어 술파티' 의혹을 허위라고 판단한 점도 걸림돌이다. 이 의혹은 민주당이 이 전 부지사와 이 대통령이 기소된 '대북송금 사건'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핵심 근거였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SNS를 통해 "공소취소 특검의 명분은 사라졌다"고 단언했다. 친명계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법원을 향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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