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에르메스 대신 AI 안경?…명품 ETF의 새로운 승부처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 2026-10-27 17:29:32

메타·구글 손잡은 두 기업, 명품 ETF 편입 비중 17.6%
AI 안경 경쟁에 바뀌는 성장 기대…주가 통해 ETF 성과로
브랜드에 기술력 더한 새 수요…판매·이익이 수익률 가른다

인공지능(AI) 안경이 국내 명품 상장지수펀드(ETF)의 변수로 부상했다. 명품 ETF에 편입된 안경 기업들의 AI 안경 기술 경쟁 때문이다. AI 안경이 명품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담은 ETF에도 투자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레이밴·오클리를 보유한 세계적 안경·렌즈 기업 에실로룩소티카, 구찌·생로랑 등을 거느린 프랑스 명품 그룹 케링이 그들이다. 메타·구글과 손잡은 이들 기업들의 AI 안경 경쟁은 성장 기대와 주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7일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의 구성자산 평가 비중은 에실로룩소티카가 12.2%, 케링이 5.4%로 합계 17.6%다. 에실로룩소티카는 메타와 '레이밴 메타'를 판매하고, 케링은 구글과 협력해 2027년 구찌 스마트안경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 자료=삼성자산운용

 

AI 안경의 경쟁 구도가 주가에 영향을 준 사례도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일(현지시간) 에실로룩소티카 주가는 구글과 워비파커의 AI 안경 출시 계획이 알려진 날 5.6% 하락했다.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 시장 선점 기업의 성장 기대를 흔든 셈이다.

 

이런 주가 변동은 해당 기업을 담은 ETF에도 반영된다. 현재 편입 비중을 기준으로 다른 조건이 같다면 에실로룩소티카 주가의 10% 변동은 ETF 수익률에 약 1.22%포인트 영향을 준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안경 경쟁은 기존 안경 매출에 신제품 판매가 조금 더해지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며 "시장이 커질 때 누가 고객을 확보할지에 따라 장기 이익 전망과 투자자가 그 기업에 지불할 가격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AI 안경은 기존 명품 소비와 다른 수요를 끌어들일 가능성도 있다. 패션이나 시력 교정을 위해 안경을 사던 고객뿐 아니라 번역·촬영 등의 기능을 원하는 소비자까지 구매층이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안경은 기존 명품 구매자의 지출 회복을 기다리는 사업에서 나아가, 기능을 원하는 고객을 새로 확보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성장 경로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시장 확대가 곧바로 안경 기업의 이익 증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와 응답 속도 등 사용 편의성이 실제 구매로 이어져야 하고, 판매가 늘어도 개발·제조 비용 부담이 크면 수익성 개선은 제한될 수 있다. 김중한 연구원은 "명품 ETF 투자자는 이제 편입 기업이 어느 빅테크와 협력하고, 그 기술이 제품의 구매 이유를 얼마나 강화하는지까지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품 ETF에서도 AI 안경 시장의 성장 전망과 함께 편입 기업의 사업 성과를 살펴야 하는 이유다. 박 연구원은 "시장이 커진다는 전망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성장의 수혜를 얻을 기업을 ETF가 얼마나 담고 있는지가 앞으로 성과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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