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AI가 내 목소리 훔쳤다'…美 유명 방송인들, 삼성전자 고소

서승재 기자

seungjaeseo@kpinews.kr | 2026-05-14 16:19:59

퓰리처상 언론인 등 7명 "일리노이 생체정보보호법 위반" 주장
원고 측, 피해자 수십만 명 추정…천문학적 피해보상 가능성도

삼성전자가 미국 유명 방송인들이 낸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갤럭시 기기에 탑재된 인공지능(AI) 음성 모델을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동의 없이 자기들 목소리를 학습 데이터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접수된 소장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거주 방송 저널리스트·팟캐스터·오디오북 성우 7명은 삼성전자와 미국 법인 삼성전자아메리카를 상대로 집단소송(class action)을 제기했다.

 

원고에는 2024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팟캐스터 요한스 라쿠어, 2021년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는 탐사 저널리스트 앨리슨 플라워스, 50년 경력의 방송 기자 캐럴 마린 등이 포함됐다. 마린은 지난해 일리노이주 최고 민간 훈장 '링컨 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 삼성전자 사옥 전경 [KPI뉴스 자료사진]

 

원고들은 삼성이 빅스비(Bixby), 갤럭시AI 라이브 번역, 삼성 TTS 엔진 등 음성 AI 제품의 모델을 훈련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무단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수집 사실 고지와 서면 동의를 의무화한 일리노이주 생체정보보호법(BIPA)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일리노이 생체정보보호법은 목소리의 고유한 특징을 추출한 '보이스프린트(voiceprint)'를 생체정보로 분류하고 동의 없는 수집을 금지하고 있다. 위반 시 고의·무모한 경우 1인당 1건에 5000달러, 과실의 경우 1000달러의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삼성이 2017년 인수한 그리스 음성합성 기업 이노에틱스(Innoetics)의 기술개발 방식이다. 삼성이 인수하기 전 이노에틱스는 온라인에 공개된 오디오북 녹음을 동의 없이 음성합성 학습 데이터로 활용한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원고들은 삼성이 이노에틱스를 인수한 뒤에도 이 같은 개발 방식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삼성에 인당·항목당 최대 5000달러의 법정 손해배상금을 요청한 상태다. 또 △학습 모델 삭제 또는 재훈련 △학습 데이터 출처 공개 △생체정보 삭제 요청 절차 구축 등을 구축 △삼성이 얻은 이익의 반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은 보상 규모가 크지는 않다. 다만 원고측이 이번 사건 피해자가 수십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한 부분이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집단소송은 소수의 원고가 먼저 소장을 제출한 뒤 유사한 피해자들이 나중에 편입되는 방식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한다면 향후 손해배상 총액이 천문학적으로 커질 수 있는 셈이다. 앞서 페이스북(2020년, 6억5000만 달러), 구글(2022년, 1억 달러), 틱톡(2022년, 9200만 달러) 등이 같은 법 위반으로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한 사례가 있다.

 


 

KPI뉴스 / 서승재 기자 seungjaese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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