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따라 갈린 건설사 고용…삼성·현대 늘고 DL·롯데 줄고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09-03 17:20:01
정비사업 수주 30조 넘었지만 10대 건설사 인력은 1259명 감축
하이테크·대형사업 확보 기업 인원 증가…'고용 양극화' 가중
건설경기 회복을 기대하게 하는 지표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도시정비사업만 보더라도 10대 건설사의 누적 수주액은 30조 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의 64% 수준까지 올라섰다.
착공 실적도 증가하면서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의 직원 수는 계속 줄고 있어 수주·착공 지표의 개선이 고용 회복으로는 이어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3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건설수주동향 보고서를 보면, 올해 7월 전문건설공사의 전체 수주 규모는 8조7110억 원이다. 전월보다 4.2%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6.8% 늘었고, 3년 전보다는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도급공사의 수주액은 2조7370억 원으로, 전년보다 10.5% 다소 줄었지만 하도급(5조9740억 원)이 17.2%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철강구조물공사(90.5%), 조경식재 및 조경시설물공사(54.4%)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토공사 일감도 29.9% 많아졌다.
올해 들어 착공량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 자료에 따르면, 7월 기준 수도권의 올해 누적 착공량은 7만7894호로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서울은 44.4%, 비수도권은 25.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현황 지표들만 보면 건설 경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조금 다르다. 대형 건설사의 직원들이 줄고 있다. 일부 회사는 희망 퇴직도 단행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의 총 직원수는 4만9127명으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 대비 1259명 줄었다.
이 중 정규직은 312명, 비정규직은 947명씩 줄어, 비정규직의 감소폭이 3배 정도 컸다.
건설사 반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연달아 사건사고가 발생해 자숙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희망퇴직을 통해 513명 가량 인원을 줄였다. 회사 자체의 자숙과 리빌딩 개념으로 진행한 인원 감축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인해 인원 감축이 이뤄졌는데, 이번주부터 공격적으로 신입 인재 채용에 들어갔다"면서 "리빌딩 과정을 거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DL이앤씨도 감축 인원이 적지 않다. 이 회사의 상반기 전체 직원은 4344명으로 지난해 말(4742명)보다 398명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DL이앤씨 관계자는 "올해 건설 경기가 안 좋고, 신규 착공 현장이 많이 줄고 있어서 현장에서 계약직 분들 위주로 인력이 많이 줄었다"며 "신규 착공이 생기면 현장 근로자 분들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구조인데, 착공이 좀 더딘 영향이 있다. 최근 몇년간 신규 채용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상반기 희망퇴직을 진행했던 롯데건설은 3676명에서 3518명으로 줄었는데, 기간제 근무자만 회사를 떠났다. 회사 관계자는 "이직과 퇴사, 정년 퇴직 등으로 자연 감소한 것"이라며 "플랜트 인니 라인프로젝트 등 준공에 따른 프로젝트직 현장 채용직의 감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반기 50여명에 이어 하반기 30여명의 신입과 경력 채용을 하고 있다"며 "꾸준히 인력 재구조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감 확보가 많았던 일부 회사들은 인력이 늘어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체 직원은 5828명에서 6298명으로 470명 늘었다. 정규직은 31명, 기간제는 439명 증가했다. 현장직 채용 인원이 대부분 늘어난 것이다. 현대건설도 6900명에서 6954명으로 54명 늘었는데, 정규직은 28명, 기간제는 30명씩 많아졌다.
삼성은 반도체 이슈를 직접 받은 분위기다. 상반기 신규 수주액은 10조4480억 원을 기록했는데 비주택 부문에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5 공사(2조8932억 원)가 한 몫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신규 수주액 22조8230억 원을 달성하며,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일감을 확보했다. 국내외에서 큼지막한 신규 사업을 따낸 결과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약 5조4000억 원 규모)와 복정역세권 복합개발사업(약 3조 원 규모) 등이다.
현대건설의 수주잔고는 103조983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9.4% 증가했고, 창사 이후 처음 100조 원을 넘어섰다.
이날 기준 올해 10대 건설사들의 국내 재건축·재개발 누적 수주액은 30조87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48조6655억 원)의 64% 정도다. 하반기 30조 원에 달하는 목동과 여의도 성수동 등 대형 사업지 수주가 남아 있어 전체 일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건설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지만 건설사들 분위기가 쉽게 바뀌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형 건설사들의 잇단 단독 수주 행렬도 회사들 간 고용 양극화를 키울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등락이 있고 한번 방향성이 바뀌면 적어도 수년간 지속되기 때문에 단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업황의 등락이 있을 때마다 우량기업들을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는 양상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당분간 쉽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 차원에서 선제적인 대응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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