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3.3% 성장한다는데…자영업자 체감경기는 한겨울
송채린 기자
scr@kpinews.kr | 2026-08-27 17:08:01
원재료비 상승에 매출은 제자리…두 차례 연속 금리 인상까지
커지는 이자 부담에 소상공인 "코로나 때보다 버티기 어렵다"
4년째 경기도 연천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이솔(27세·여·가명) 씨는 요즘 고민이 깊다. 손님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에 비해 원두는 20%, 우유는 15% 올랐다고 했다. 매출은 제자리인데 원가만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이다.
온라인 여성의류 사업을 하는 이지연(29세·여·가명) 씨도 물가상승에 따른 영업난을 호소했다. 서울 동대문시장 원단값이 15%까지 상승했고, 설상가상 의류 공장 폐업이 늘면서 공임비도 20% 가까이 상승했다고 한다. 이 씨는 "의류 제작 비용은 2023년 대비 2배 가까이 뛰었는데 2030 고객층의 가격 민감도를 고려해 판매가를 그만큼 올리지 못하면서 매출이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특별하고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 경제 현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보편적 상황이다. 희망찬 경제성장 지표가 보여주지 못하는 실제 민생 현주소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기대 이상의 흐름이다. 한국은행은 27일 '2026년 8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3.3%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전망치(2.6%)보다 0.7%포인트 올렸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이 지표를 체감하지 못한다. 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엔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 "성장률 높다는 건 어느 나라 이야기냐? 내수는 엉망이다", "여기에 고금리까지 끼얹다니 자영업자 다 죽으란 거냐?" 등의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영익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반도체 수출 중심으로 한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내수 성장세는 느린데다 가계부채까지 얹혀 저소득층과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한은이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7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5조4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수준이다.
김 교수는 금리가 높은 것도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지연 씨는 "현금흐름이 좋지 않아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직격탄"이라며, "금리가 계속 높아지니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27일 8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도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 금통위가 금리를 연속으로 올린 것은 2023년 1월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2.50%까지 내려온 뒤 1년3개월 만에 다시 연3%대로 올라섰다.
김 교수는 연속 금리 인상이 내수에 미칠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며, 앞으로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소상공인 지원 정책 등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송채린 기자 sc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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