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주택화 놓고 정부·서울시 평행선…합의까지 '산 넘어 산'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6-08-24 16:35:15
서울시 협조 필수인데 반대여론 63.9%…특별법 개정도 난관
"토양정화에 7~10년...공급 효과 제한적이고 사업 지연 가능성"
주택 공급 방안으로 제시된 서울 '용산공원 주택화'를 놓고 정부와 서울시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앞선 두 차례 회동에서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서울시의 협조가 필수적이고, 특별법 개정과 주민 설득 등 현실적인 난관이 많다. 특히 오 시장의 시장직 상실 위기 속에서 절충안을 만들기가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24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김윤덕 장관과 오세훈 시장은 이번주 세 번째 회동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회동까지를 보면, 정부는 용산공원 개발에 대한 서울시 협조를, 서울시는 대체 부지 개발을 놓고 논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공원 내 일부 개발이라는 논점과 공원 훼손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태다. 오 시장이 캠프킴과 이태원 국군재정관리단, 외교부 주차장, 후암동 한국은행 숙소 등의 활용안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기존 후보지인 어린이정원(약 30만㎡·9만평) 면적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대체 부지 활용 방안 자체에는 긍정적 입장이다. 하지만 용산공원 내 부지 개발이 대전제다.
정부와 서울시가 과연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단 서울시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 주택 건설에 필수적인 용도지역 변경, 교통영향평가, 경관 심의, 기반시설 연계 승인권은 서울시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협조가 없다면 사업 추진 자체가 막힐 수 있다.
오 시장의 정치적 상황도 타협 가능성을 낮춘다.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시장직 상실형이다. 곧바로 항소해 2심 중이며, 선고는 오는 10월 말쯤으로 예상된다.
시장직 유지를 위해선 벌금 수준이 100만 원 이하로 내려와야 한다. 사실상 정반대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전망이 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오 시장이 정부 정책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긴 쉽지 않을 거란 평가가 많다.
오 시장이 결국 시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서울시의회와 여론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는다.
이 사업을 위해선 서울시의회의 원활한 심의가 필요하다. 해당 상임위인 도시계획균형위원회 소속 위원은 모두 10명이고 민주당이 6명을 차지하고 있지만, 상임위원장(고광민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오 시장의 의견이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반대 여론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서울시민 3명 중 2명은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용산공원 활용 공공 주택 공급 관련 시민 인식 조사'를 한 결과 '반대한다'는 응답이 63.9%로 집계됐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2.0%을 차지했고, '모름·무응답'은 4.1%였다.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약 2배 정도 많았다.
반대 의견 중 가장 큰 이유는 '단기적 주택난 해소를 위해 미래 세대의 공원을 훼손하는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점이었다. 복수 응답 결과 반대 응답자의 81.2%가 선택했다.
'미군기지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에 장기간이 걸려 신속한 주택 공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42.3%), '교통 혼잡과 상·하수도 등 도시 기반시설 부담이 커질 수 있다'(41.9%)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 40.2%의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여론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항목이다.
게다가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만든 용산 공원 본체의 용도 변경을 못하도록 만든 특별법을 바꿔야 한다. 노무현·문재인 정부가 계승해온 철학을 같은 민주 진영에서 깨야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부에서도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용산기지는 70년 이상 군사시설로 쓰여 중증 오염이 심각한 상태로, 본체 부지의 환경 정밀 조사와 정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기본 작업에만 최소 7~10년이 소요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서울시뿐만 아니라 민주당과 국민까지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용산 공원 내 개발이 이뤄지더라도 시장에 미칠 기대 효과는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뭘 해야 하는데, 공급할 만한 부지가 충분하지 않으니까 스스로 좀 답답해 하는 느낌이 든다"며 "서로 협조가 안되고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더 더뎌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개발도 발굴도 힘드니까 조금 무리수를 두면서 부지를 찾는 것 같기도 하다"며 "신도시 하나를 만드는 정도의 공급량도 아니라 시장 수요가 해소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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